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 연구개발비(R&D) 투자를 8조 4000억 원 이상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가 연구개발 활동을 공시한 231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68조 4115억 원으로 전년(60조 73억 원)보다 1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4%(42조 1066억 원), 순이익은 27.1%(39조 3782억 원)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감소로 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미래 성장산업을 위한 R&D투자는 늘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R&D 투자를 늘린 곳은 231개 기업 중 173개(74.9%)나 됐다.
지난해 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삼성전자였다. 24조 9292억 원으로 전체 조사 대상 기업 투자액의 36.4%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사이클 하강 국면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나 줄었음에도 R&D 투자액은 10.3% 늘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전년 대비 21.3% 늘어난 4조 9053억 원을 투자했고, LG전자는 4조 370억 원(12.0% 증가), 현대자동차는 3조 3406억 원(7.8% 증가), LG디스플레이는 2조 4316억 원(14.3% 증가), 기아는 2조 1630억 원(15.6% 증가), 네이버는 1조 8091억 원(9.3% 증가), LG화학은 1조 7800억 원(28.0%), 현대모비스는 1조 3727억 원(17.4%), 삼성SDI는 1조 764억 원(22.6% 증가)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이 컸던 기업은 32.1%(8581억 원)를 투입한 넷마블이었다. 이어 네이버가 22.0%(1조 8091억 원), 크래프톤 21.8%(4041억 원), 엔씨소프트 18.4%(4730억 원), 카카오 14.4%(1조 213억 원) 등으로 상위권에는 IT 기업이 자리했다.
특히 넷마블과 네이버는 3년 연속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중이 20%를 넘겼다. 카카오는 R&D 투자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다.
셀트리온(18.1%, 4124억 원), 대웅제약(17.3%, 2014억 원), 한미약품(13.4%, 1779억 원) 등 제약·바이오 분야의 R&D 투자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이 외 원익IPS(15.1% 1524억 원), 한화시스템(14.8%, 3240억 원) 등도 매출액 대비 R&D 투자 금액이 높은 기업 상위권에 포함됐다.
업종별 R&D 투자액은 IT전기전자 40조 8008억 원, 자동차·부품 8조 9542억 원, 서비스 5조 3145억 원, 석유화학 3조 8285억 원, 조선·기계·설비 2조 5542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 경기신문 = 박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