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했지만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경영 적자·미수금 확대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결정'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5일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kWh)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4인 가구 기준 월 전기요금은 약 3000원, 가스요금은 4400원 늘어난다.
산업부와 한전·가스공사는 확대되고 있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2026년까지 전기요금은 kWh당 51.6원, 가스요금은 MJ당 10.4원 인상해야 한다고 국회에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를 분기로 나눠보면 매 분기마다 각각 13.1원, 2.6원씩 요금이 인상돼야 한다.
하지만 실제 요금 인상분은 크게 못 미쳤다. 이 때문에 2분기에도 한전의 적자와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전은 올해 1분기까지 누적 44조 60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가스공사 역시 미수금이 빠르게 늘면서 1분기까지 11조 6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한전의 경우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데이터센터 증가,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등으로 송전망 확충이 시급한 시점이다.
당장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1조 원, 수도권 3기 신도시에 1조 1000억 원 규모의 신규 송·변전 투자비가 필요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요인으로 인해 요금 인상이 제한됐다고 지적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요금을 소폭 인상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야당은 "고단한 생계를 이어가는 국민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며 여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 요금 인상에도 고민이 길었던 만큼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요금 인상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