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서부권 소각장 후보지 5곳이 영종지역에 몰려 주민 반발(경기신문 2023년 7월 11일 1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입지선정위의 정족수에서 영종지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후보지 선정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극심한 마찰이 예상된다.
시는 19일 설명자료를 통해 “서부권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입지선정위원회의 구성과 영종지역 예비후보지 선정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시는 “입지선정위원들의 사전 동의를 거쳐 빼야 할 후보지를 5개씩 골랐다”며 “그 결과 11곳에서 6곳을 배제했고 입지선정위 의결을 거쳐 남은 후보지 5곳이 법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선정됐다”고 했다.
시에서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입지선정위 자체가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주장한다.
입지선정위는 지난 2021년 11월 구성됐다. 당초 소각장 후보지로 인천환경공단 남항사업소가 거론돼 인접한 연수구·미추홀구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가 나온 다음이다.
입지선정위는 주민 5명, 공무원 4명, 인천시의원 4명, 전문가 5명 등 모두 18명이다.
이 가운데 주민위원은 중구 2명(영종·내륙 각 1명), 동구 2명, 미추홀구 1명이며, 시의원은 김대영(민주·비례) 의원, 박판순(국힘·비례) 의원, 신성영(국힘·중구) 의원, 조현영(국힘·연수4) 의원으로 구성됐다.
후보지 투표가 이뤄진 6월 입지선정위에는 주민위원 5명 전원과 시의원 2명(박판순·조현영), 공무원·전문가 5명 등 12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권으로 나눠보면 영종지역의 대표는 주민위원 1명이었고, 나머지 4명의 주민위원과 2명의 시의원은 모두 내륙지역이다.
중립으로 볼 수 있는 공무원·전문가 위원 5명 중 과반이 영종 편을 들어줬다고 해도 정족수에서 불리했던 셈이다.
입지선정위원인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영종지역 대표는 사실상 1명만 참여한 상태에서 당일 투표가 결정돼 영종지역에만 5곳의 후보지가 몰렸다”며 “투표에 참여한 입지선정위원 구성부터 영종에 불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지선정위에서 각 구를 대표하는 위원들이 전부 빠지면 앞으로 의결을 할 수 없다. 중구를 대표하는 위원 3명이 모두 입지선정위에서 사퇴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7월 입지선정위 회의는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입지선정위는 이날 영종지역 예비 후보지 5곳의 현장방문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