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바닷물이 역류해 인천 해안가가 침수됐다. 이날은 밀물의 높이가 가장 큰 대조기였다. 비가 내리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다. 인천 해안 매립은 1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매립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섰고, 인천에서 가장 땅 값이 비싸다. 콘크리트와 아스콘으로 포장된 탓에 지하수위는 점점 내려가 바닷물의 역류를 야기하고 있다. 매립지의 제방 높이도 기후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쯤 중구 항동7가 역무선부두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겼다. 소방당국은 45분 만에 배수작업을 마쳤다.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공판장 앞에서도 바닷물에 일부 잠기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오는 6일까지 대조기 안전사고 위험예보제 ‘주의보’를 발령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도 8~9월 대조기에 바닷물 높이가 가장 높아진다며 침수 피해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조사원은 이번 대조기에 인천 해수면은 97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 해안가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면적만 200㎢이 넘는 매립지는 바닷물 역류, 범람 위험에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매립 당시 제방 높이는 기후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 송도국제도시 북측(198만 6100㎡)‧남측(52만 9100㎡)유수지의 매립고는 5.4~7.5m다. 또 소래·논현지구 유수지(8만 3440㎡), 논현2택지 유수지(9만 3794㎡), 인천국제공항 유수지(1520만㎡)의 매립고는 각각 6.3m, 6.1m, 6.0m다.
이에 반해 청라국제도시 유수지(362만㎡)의 매립고는 4.8~5.2m에 불과하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조기까지 겹치면 범람 가능성은 더 커진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한 상황에서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인천 해안가의 해수 범람을 경고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짧은 시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 육지에서 바다로 빠지는 빗물의 직접 유출량이 늘어난다”며 “여기에 대조기 해수면 자체가 높아지고,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까지 겹치면 빗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지 못해 범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