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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파트 시공 능력 평가에 ‘품질 평가’ 적극 반영해야 

하자 많은 15개 건설사 중 5개가 시공능력평가 톱10이라니

  • 등록 2023.09.06 06:00:00
  • 13면

온 국민에 무량판 공포를 불러온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아파트 하자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국토부의 시공능력평가 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자 판정을 많이 받은 업체들이 매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상위에 오르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다. ‘품질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제품 생산회사의 시공 능력을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게 맞느냐는 합리적인 지적인 것이다. 아파트 시공능력평가에 ‘품질 평가’ 결과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19∼2023년 건설사별 공동주택 하자 판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공동주택(아파트) 하자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업체 15곳 중 5곳이 시공능력평가 ‘톱10’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업체별로는 DL건설이 899건으로 하자가 가장 많았다. 최근의 철근 누락 사태를 촉발한 GS건설은 678건으로 2위였다. 이어서 중흥토건 626건, HDC현대산업개발 444건, 두산건설 403건, 대우건설 374건, 롯데건설 344건, DL이앤씨 283건, SM상선 267건, 대방건설 263건, 호반산업 241건, 계룡건설산업 228건, 현대건설 214건, 한양 180건, 대명종합건설 179건 등의 순이었다. 


그런데 이들 15개 업체 중 현대건설(2위), 대우건설(3위), GS건설(5위), DL이앤씨(6위), 롯데건설(8위) 등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대표 기업들이다. 또 HDC현대산업개발(11위), DL건설(13위), 대방건설(14위), 중흥토건(15위), 계룡건설산업(18위) 등은 20위 안에 포함됐다.


하자 심사는 아파트 하자를 두고 사업 주체와 입주자 간 분쟁이 있을 때 국토부 주재로 열리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판정된다. 다만, 하자 판정은 분쟁조정위에서 하자가 실제 있는지를 판단하는 행정상 용어로서 실제 하자가 발생했다는 법적 결론은 아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여러 가지 해명을 덧붙여서 항변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자 판정 건수가 많다는 것은 불량률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통계라는 점에서 무시할 일은 아니다. 


건설공사 실적·경영상태·기술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겨지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실제로 공공·민간 공사에서 발주자가 각종 기준으로 활용하는 공신력 있는 지표다. 하자 판정을 가장 많이 받는 건설사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평가 기준 설정이 비합리적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공사 물량이 많으니 하자도 많다”는 식으로 해명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 이런 부실한 평가 관리가 국제적 망신거리인 철근 빼먹은 불량 ‘순살 아파트’ 소동을 불러온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국토부의 앞뒤 안 맞는 시공능력평가는 더 심층적으로 분석되고 보완돼야 한다. ‘시공 능력은 뛰어난데 하자가 많다’는 말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쉬이 무너지는 집, 불편한 집, 설계도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집이 어떻게 ‘명품’일 수 있나. 아파트 공사의 품질관리를 위한 제대로 된 시스템 확립이 시급하다. 다시 보고, 또 생각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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