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벤허와 메셀라는 전차경주에 나선다. 거대한 콜로세움 아래 흰 말들이 이끄는 벤허의 전차와 검은 말들이 이끄는 메셀라의 전차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달린다. 욕심을 부린 메셀라의 전차가 쓰러지자 벤허는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로마제국에 맞선 유대의 신화적인 인물 벤허의 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서기 21년 로마 제정 시대 기독교의 박해와 저항을 그린다.
2017년 초연으로 2018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무대예술상, 앙상블상을 받았고, 11개부문에 노미네이션됐다.
벤허는 유대 귀족 가문 출신으로 로마로부터 유대인의 박해를 막는다. 유대 총독 발레리우스 그라투스가 승전하고 행군하는 길, 그의 여동생 티르자가 실수로 기왓장을 떨어뜨리자 메셀라는 벤허에게 반역죄로 누명을 뒤집어 씌운다. 벤허는 노예가 되고, 로마로 끌려간다.
3년 뒤 노예가 돼 부역하던 중, 벤허는 해적과의 전투에서 사령관 퀀터스의 목숨을 살린다. 벤허를 고맙게 여긴 퀀터스는 벤허를 양아들로 삼고, 노예에서 자유의 신분으로 풀어준다. 로마의 아들이 된 벤허는 집안의 누명을 벗기고자 한다.
부모님을 여의고 유대인 손에서 길러졌던 메셀라는 유대인의 보이지 않는 차별에 적대심을 품는다. 로마 장군이 돼 전쟁을 치르고 공적을 세우며 로마의 유능한 장수가 된다. 메셀라는 승진하고자 어릴 적 함께 자란 벤허의 집안까지 이용한다.
벤허는 사고 당시 로마군에 끌려간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기로 마음먹는다. 나병에 걸려 문둥이 동산으로 간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친구 메셀라에게 복수하려 한다. 양아버지 퀀터스마저 메셀라의 계략에 죽자 벤허는 메셀라의 결투를 받아들인다.
둘은 전차 경주에서 출발선 앞에 나란히 선다.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죽게 되는 전투에서 욕심을 부린 메셀라는 전차에서 추락해 두 눈을 잃게 된다. 승부욕에 불타는 메셀라는 끝내 벤허를 용서하지 못하고 벤허 앞에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죽는다.
집으로 돌아온 벤허는 유대군을 이끌며 새로운 메시아를 보필한다. 로마의 폭압에서 벗어나 독립하려는 유대인은 메시아가 로마군에 붙잡히자 절망한다. 메시아가 유대인에 남긴 한 마디는 ‘용서하라’였다.
1880년 발매 이후 50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교황 레오 13세의 축성을 받은 벤허는 장대한 서사와 압도적 스케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뮤지컬에선 영화의 화려함을 재현해 로마 제국의 위대함과 유대인의 고통을 실감나게 느끼게 한다.
실물 크기의 말이 나오는 전차경주 신에서는 웅장함을 느끼게 하며 영상과 그래픽을 이용한 바다와 별, 궁전 등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연출의 힘을 보여준다. 로마 군대와 유대인을 표현한 군무는 극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유다 벤허 역에 박은태, 신성록, 규현이 출연하고 메셀라 역에 이지훈, 박민성, 서경수가 나온다. 에스더 역은 윤공주, 이정화, 최지혜가 맡는다. 퀀터스 역에 이정열, 홍경수, 미리암 역에 한지언, 류수화, 티르자 역에 장혜란, 문은수가 각각 출연한다.
뮤지컬 ‘벤허’는 11월 1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