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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 ‘싱크홀’ 발생 전국 최다…人災 예방책 확립해야

최근 5년간 188건, 전문인력과 장비 확충·예산 확보 등 시급

  • 등록 2023.10.18 06:00:00
  • 13면

전국 곳곳에서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싱크홀’은 국민에게는 발밑의 지뢰나 마찬가지다. 아무 경계심 없이 지나다니는 길이 느닷없이 아래로 꺼지고 사람이나 운행 중인 차량이 빠지는 일을 놓고 단순히 불운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런 ‘싱크홀’의 대다수가 공사관리 부실이나 안전불감증에서 기인한다면 얘기는 더욱 달라진다. 대개 인재(人災)에 해당하는 싱크홀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인력과 장비 확충·예산 확보 등 예방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황희(서울 양천갑)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총 879건이었다. 올해는 지난 6월까지 모두 90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88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광주 100건, 부산 74건, 서울·전북 70건 등의 순이었다.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은 거의 모두가 자연현상이 아닌 안전불감증과 관련된 인위적 사고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확인된 주요 원인으로는 하수관 손상이 396건(45.1%), 다짐(되메우기) 불량 153건(17.4%), 굴착공사 부실 52건(5.9%) 기타 매설물 손상 45건(5.1%), 상수관 손상 32건(3.6%) 등이었다. 최근 5년간의 피해는 사망 2명·부상 43명·차량파손 78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싱크홀이 빈발함에 따라 지자체의 지반탐사 안전 점검요청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점검요청을 받은 국토안전관리원은 그간 점검이 불가한 지역(임야, 사유지 등)을 제외한 1343개소, 총연장 5058㎞에 대해 지반 안전 점검을 수행했다. 


한심한 현실은 국토안전관리원이 보유한 전문 장비가 너무나 열악하여 필요한 점검을 제때 적절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국토안전관리원이 운용하고 있는 장비는 도로용 차량형(3D) 2대, 협소 지역용(핸디형) 자동형(3D) 1대, 수동형(2D) 2대 등 총 5대에 불과하다. 매년 급증하는 지반 안전 점검요청에 제대로 대응하기에는 태부족한 실정이다.


지하수를 끌어다가 쓰는 영향으로 지하수위가 낮아져 압력을 못 버틴 땅이 무너지거나 지표수 물길 이동에 따른 지반 약화도 싱크홀을 일으킨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싱크홀 출현 이유는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하철, 상하수도관, 전력선, 통신선, 지하보도, 지하차도, 지하주차장 등등 특히 도시개발로 인한 지하 환경의 변화가 상존하는 위험성이다. 


전문가들은 도시개발을 멈출 수 없는 조건에서 싱크홀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도시 주요 지역의 지하수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사고가 터진 다음에 뒤집고 파보는 미개한 해법이 아닌, 예찰을 강화하여 사전에 방지하는 쪽으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법이라는 충고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도심의 지하는 늘 예기치 못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까닭에 지표 지상 시설이 언제라도 무너지고 가라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싱크홀에 대응할 전문인력과 장비 투입을 대폭 늘려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차량이 부서져야 비로소 출동하는 행태라니 이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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