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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 럼피스킨병 비상…민·관, 방역에 총력 다해야 

잇따른 가축전염병 기승, 공장식 축산 방식 재검토할 때

  • 등록 2023.10.25 06:00:00
  • 13면

‘제1종 가축전염병’인 소 바이러스성 질병 럼피스킨병이 국내 축산농장에서 세찬 확산세를 나타내고 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3일 오후 5시 기준 경기도 평택·김포의 농장들을 포함한 확진 사례가 총 17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잇단 전염병과 사룟값, 인건비에 시달려온 축산농가들을 위해서라도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는 가축전염병 기승은 우리나라의 공장식 축산 방식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지난 20일 첫 발생 사례가 보고됐고 지난 21일 3건, 다음날 6건이 발생했다. 확진된 경기도의 축산농장은 김포시 한우농장(109마리), 평택시 젖소농장(84마리), 화성시 한우농장(92마리), 화성시 젖소농장(70마리) 등이다. 이 외에도 의심 사례 4건은 현재 정밀검사 중이다. 바이러스는 현재 광역시·도를 건너지르며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병은 사람이 아닌 소에게만 전염되지만, 경제적 피해는 구제역과 맞먹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 질환은 흡혈 곤충(침파리, 모기류, 진드기류 등)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잠복기는 보통 4~14일, 최대 28일이고 폐사율은 10% 이하로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일단 감염되면 피부 점막에 결절(단단한 혹, 지름 2~5cm)이 생겨 우유 생산 급감·가죽 손상·유산·수소 불임 등을 일으킨다. 


지난해 인도에서 소 200만 마리가 감염된 사례에서 보듯 럼피스킨병의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차단방역을 위해서는 감염 가축의 살처분밖에 답이 없다. 중수본은 현재 발생 농장 17곳에서 모두 1075마리의 소에 대해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은 럼피스킨병 백신을 차질 없이 추가 확보해 접종을 완료하고, 방제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항체 형성까지 3주 정도 걸리므로 안정화까지 방역의 고삐를 놓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농가에서 축사 내외 소독과 해충 방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이 중요하다. 물샐틈없는 차단방역으로 럼피스킨병 피해를 막아내야 한다. 지려야 질 수 없는 생존 전쟁 안에서 철두철미한 예방과 속도감 있는 대처가 관건이다. 


국내 축산농가들은 끊임없이 등장하는 가축전염병에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지난 5월 약 4년 만에 구제역이 재발했고, 양돈농장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건수는 이달까지 이미 지난해 총계를 넘어섰다. 올겨울에도 어김없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할 개연성도 높아 가금 농장들은 한껏 긴장하고 있다. 


온갖 가축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기후변화 탓만도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90% 이상 대부분 밀집된 축사에 가둬놓고 기르는 사육환경이 문제다. 국내의 공장식 축산환경으로는 더 이상 바이러스성 가축전염병 만연을 막을 방도가 없다.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동물복지 없이는 어려운 형편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쩌면 머지않아 소독·백신접종 등 방역과 살처분·피해보상 등 사후 처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막막한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완벽한 방역 대책과 함께 가축 사육환경 개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혁명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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