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공공하수도 운영 관리대행 업체 선정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입찰 조건과 업체 간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논란이다.
31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1127억여 원(연간 225억5000만 원)이 투입되는 굴포하수종말처리장의 통합 운영 관리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한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1차 공고가 컨소시엄 1개사만 참여해 유찰되자, 시는 오는 11월 1일자로 접수 마감하는 재공고를 냈다. 2차 공고에서도 1개 컨소시엄만 참가할 경우 시가 수의 계약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하수처리시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는 1차 접수에 컨소시엄 1개사만 단독 응찰한 것에 대해 '공고 내용 자체가 특정 업체에 유리한 조건의 기준이 정해졌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폐수처리시설 45만t의 운영실적 조건이 특정 업체만 응찰할 수 있도록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가 재공고를 내더라도 1차 공고에 응찰한 컨소시엄만 다시 단독 응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127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에 특정 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2차례 단독 응찰을 이유로 수의계약하는 것은 공정성을 위해 도입한 공개입찰 취지에 어긋난다"며 "조건 완화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3차 재공고와 접수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차 접수에서 단독 응찰한 컨소시엄의 경우 업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A업체가 지분율 45%로 대표 주관사를 맡아 4개사 컨소시엄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B사가 40%, C·D업체가 각각 10%와 5%씩의 지분율로 참여한 형태다. 시는 당초 3개사로 운영돼 왔던 컨소시엄 업체를 대표사를 포함한 5개사 이내, 최소지분율 5% 이상으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 공공하수도처리시설 관리대행 용역을 맡고 싶어하는 업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입찰 공고 조건상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들러리에 불과할 것 같아 참여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입찰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업체가 소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환경부의 지침상 조건을 완화시켜 줄 수는 없다"면서 "2차 공고에도 유찰되면 조건의 변경 등을 통한 3차 재공고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용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