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방으로 열흘 만에 국내 업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이 강행처리한 ‘노란봉투법·방송법’에 대한 대통령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시점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윤 대통령은 앞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영국과 프랑스 해외 순방 일정으로 열흘가량 국내를 비운 가운데 두 법안에 대한 결정 시한이 다가왔다.
2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오는 28일 국무회의를 통해 영국과 프랑스 순방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당일 두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대통령실은 그 시점을 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7일 정부로 이송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번 주말인 다음 달 2일이 시한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이들 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하고 ‘온라인 필리버스터’를 통한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소추안 처리 등을 놓고 여야 대치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대야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부권 행사 시점을 놓고 신중한 모습이다.
국회 상황을 살피면서 다음 달 2일 시한 전에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올해 굵직한 정상외교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한 만큼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총선 출마에 대비한 장관 및 대통령실 수석 교체 발표는 다음 주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또 최근 이어진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의 후속 조치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에 따른 안보태세 등도 점검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