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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북관대첩비 환수사업

 

북관대첩비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함경북도 북평사였던 정문부장군이 의병을 규합, 함경도 일대에서 왜군을 물리친 업적을 기리고자 숙종 34년(1708년)에 함북 길주에 건립된 비(碑)다. 그 후 러일전쟁 중(1905년) 일본군이 강제로 일본으로 가져간 뒤 야스쿠니신사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재일 사학자 최서면 박사가 발견하면서 반환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4년 한국의 초산스님과 일본의 카키누마 센신스님이 만나 일본의 참회차원에서 한국 반환을 추진키로 약속하면서 세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비의 반환 과정을 단순화하여 설명하면, 두 스님이 야스쿠니신사의 궁사에게 간청하여 반환의 확약을 얻어 내었으나, 남북간 비의 소유권 다툼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남북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나는 그해 11월 개성 영통사 복원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개성에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의 심상진서기장을 만났었다. 심서기장과의 대화 속에 북관대첩비 반환에 김정일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일의 성사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 후 초산스님이 이끄는 한일불교복지협회를 통해 금강산에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과 협의를 하도록 방북승인을 하였다.

 

남북 불교단체들은 협의를 하여 ‘남한에서 주도하여 비를 환수하여 환국기념행사를 하고 이 후 비를 북한 원소재지인 길주 임명에 복원’하기로 합의를 한다. 이 합의서를 가지고 비의 환수를 위해 일본 외무성에 요구를 하니, 일본 외무성은 민간단체간의 합의를 신뢰 못한다면서 남북 당국간의 합의가 있어야 반환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외교부,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북한 1인자의 관심사항임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였다. 20여 차례에 걸친 총리실 등 관계기관 대책회의 및 남북장관급회담에서의 남북당국간 합의를 거쳐 드디어 2005년 10월 북관대첩비가 우리나라로 환수되었다. 국내 환수사업이 가시화될 당시 나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 관련하여 북한의 심상진서기장을 금강산에서 또 만났는데, 심서기장이 북관대첩비가 확실히 북한으로 들여와 복원되는지 묻고 또 묻는다. 남북간 불신의 늪이 얼마나 큰지...

 

비(碑)의 국내환국 기념행사, 중앙박물관 전시, 탁본, 복제품제작 등의 과정을 거쳐 이제는 북한으로 인도하는 일만 남게 되었다. 두 차례에 걸친 개성 실무회담에서 북한에서의 인도인수식, 그리고 함경도 길주 복원사업을 남북이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우리측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개성 성균관에서 인도인수식만 개최하고 비(碑)를 북한으로 전달하기로 합의 하였다. 회담 후 북한 문화보존지도국(우리 문화재청)의 부국장 L선생이 내 손을 꼭 잡으며, ‘길주까지 가는 길이 험하다, 손님 모실 숙박시설도 없다’ 는 등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남북이 함께하면 잃었던 문화재도 찾아올 수 있다는 이 경험, ‘남북이 함께’하는 일들이 자주 자주 많이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이 마음,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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