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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픈 넥슨 메이플] ①'제2의 환불 사태' 재점화...큐브 확률 낮추고도 '쉬쉬'

확률 변경 미고지 및 거짓 공지...공정위 "이용자 기만 행위"
1.8%였던 등업확률 수차례 걸쳐 1.0%로↓...이용자에 미고지

 

지난 2021년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던 넥슨 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의 이른바 '환불 사태' 논란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조사 발표 이후 다시금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환불 사태 당시는 이용자들의 트럭시위가 이어졌고 유저 간담회까지 개최되는 등 반발이 상당했다. 또 업계 전반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경종을 울린 사례로 남았다. 넥슨은 이후 3년간 이용자와의 소통 및 선제적인 확률 공개 등을 수행하며 논란이 일단락된 듯 보였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조사하던 공정위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된 2021년에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들이 공개되면서다. 

 

3년 전엔 '일부 옵션에 가중치를 둔 확률 비균등'이 문제의 핵심이었다면, 이번엔 '고지 없는 확률 변경 및 거짓 공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벌어진 환불 사태는 넥슨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 중 하나인 '환생의 불꽃' 사용 시 툴팁에 표기된 것과 다르게 옵션별 차등 확률을 부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어빌리티 등 인게임 내 다른 확률형 시스템도 가중치 확률이 적용된다는 사실과, 큐브 최상위 옵션 등장 확률을 0%로 설정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큐브는 장비 아이템의 등급을 올리거나, 좋은 성능의 옵션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유료 아이템이다. 넥슨은 2010년 5월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모든 옵션 등장 확률을 동일하게 설정했으나, 같은 해 9월 인기있는 옵션이 덜 나오도록 옵션별 확률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또 '보보보', '드드드' 등 일부 최상위 옵션의 등장 가능성을 아예 없앴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변동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큐브의 기능은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으로 거짓 공지를 했다. 여기까지가 3년 전 알려진 환불 사태의 주요 쟁점이다.

 

 

공정위가 넥슨 메이플 전수조사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옵션 획득 확률을 조정한 것 뿐만 아니라, 등급 상승(등업) 확률을 수 차례에 걸쳐 낮추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메이플은 지난 2013년 7월 확률형 아이템 '블랙큐브'를 출시했다. 블랙큐브는 일반 큐브 대비 높은 성능을 가진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첫 출시 당시 블랙큐브를 사용하면 1.8%의 확률로 등업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메이플은 게임 밸런스 및 운영상의 이유를 들어 약 5개월 간 조금씩 확률을 낮춰 2013년 12월 등업 확률을 1.4%까지 낮췄다. 이후 2016년 1월 등업 확률을 1.0%로 또 다시 낮췄다. 

 

넥슨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이용자에게 큐브 등업 확률 하향 조정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브 확률 변경 히스토리 노출 범위를 최대한 숨기겠다는 넥슨의 방침은 지난 2021년 확률공개 이후에도 지속됐다.

 

공정위는 넥슨이 행한 일련의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로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넥슨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공정위는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지속해 감시하고, 공정한 게임시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넥슨은 "이용자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공정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논란은 2021년 '큐브'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당시 선례가 없었다"며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 넥슨은 "다만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저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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