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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빛 발한 인류애…뮤지컬 ‘컴프롬어웨이’

캐나다 작은 마을 갠더에 불시착한 38대의 비행기…주민들의 따뜻한 환대로 치유
실제 9.11테러 사건 10주년 기념 승객들, 주민들 인터뷰 진행해 원고 작성
2월 1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전 세계를 혼돈에 빠뜨린 9.11 테러 당시 캐나다의 작은 마을이 보여준 희망이 뮤지컬로 제작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연방 항공청(FAA)는 영공을 폐쇄하고 4000대가 넘는 비행기에 대해 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할 것을 명령한다.

 

이 때 유럽에서 미국으로 출발한 38대의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6579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은 캐나다 갠더에 불시착한다. 전체 인구 1만 명의 소도시 갠더는 인구의 절반이 넘는 ‘컴프롬어웨이(Come from away: 멀리서 온 사람들)’을 수용했고, 그들은 마을의 구세군 센터, 교회, 학교 커뮤니티 센터로 분산됐다.

 

작은 마을의 시장, 처음 출근한 신입 리포터, 시위 중이던 지역 버스 운전사 노조위원장, 컨퍼런스로 향하던 직장인, 매일 두 번의 기도를 올려야 하는 무슬림, 동물들에 대한 걱정이 최우선인 동물학대방지협회 대표 등은 낯선 이방인들에게 무조건적인 보살핌과 배려를 베푼다.

 

 

혼란하던 승객들은 어느새 갠더 마을에서 안정을 되찾고 희망과 기쁨을 느낀다. 정부의 비행 허락을 받아 마을을 떠나던 순간에도 정든 갠더 마을을 떠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막상 뉴욕에서 테러의 잔상을 마주한 그들은 기뻐하던 자신들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극은 12명의 배우들이 1인 2역을 맡아 승객들과 갠더 마을 주민들의 모습 모두를 그린다. 기장의 다급한 전화와 소방관 아들을 둔 엄마의 애타는 모습, 여행을 떠난 커플의 대화는 평범하고 일상적이어서 공감을 통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공동체가 만들어낸 감동 실화는 인류애를 만들어낸다.

 

무대 장치는 공항과 마을, 비행기 안, 갠더를 나타내는 리프트 화면이 전부다. 하지만 12명의 배우를 한 자리에 모으는 의자를 사용해 배우들의 연기를 긴밀하게 연결시킨다. 무대 뒤로는 갠더 마을의 아름다운 숲을 재현한 거대한 나무들이 마을의 포근함과 안락함을 느끼게 한다.

 

음악은 만돌린, 바우런, 휘슬, 파슬 등을 이용한 켈틱 음악을 활용했는데, 배우들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함께 감동을 배가시킨다. ‘어둠 밖으로 인도하소서’, ‘뭔지 모를 그곳의 한가운데서’, ‘피날레’ 등의 넘버가 위기를 맞닥뜨린 인류의 불안과 기도, 그것을 극복하는 기쁨과 사랑을 충만히 전달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배우들의 대사들은 사실적이다. 테러를 겪은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밀 수 없어 갠더에 남기로 한 리포터, 소방관 아들이 결국 죽었다는 한나를 위로해준 보니, 불행을 이유로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는 상황이 모순적인 커플까지 재난을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담히 전한다.

 

 

뮤지컬 ‘컴프롬어웨이’는 2015년 샌디에고에서 관객 앞에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시애틀, 워싱턴 D.C, 토론토 등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2017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후 토니상, 올리비에상, 드라마 데스크상 등을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극을 쓴 캐나다의 작곡가 겸 작가 아이린과 그의 남편이자 작곡 파트너 데이비는 2011년 9.11사건 10주년을 기념해 갠더마을 주민과 승객들이 재회한 순간을 함께하며 인터뷰를 진행해 ‘컴프롬어웨이’를 썼다.

 

인류에게 바치는 찬사 ‘컴프롬어웨이’는 2월 18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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