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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

조각상, 프레스코 벽화, 청동 조각 등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소장품 127점 전시
폼페이 문화 형성했던 그리스·로마 문명과 고대의 미 의식 볼 수 있어
5월 6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ALT.1

 

“정적에 묻힌 죽은 자의 도시를 거닌다는 것.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폐허가 된 거리를 어슬렁댄다는 것은 기묘하고 멋스러운 유희였다. 그 도시는 한때 수천 명의 사람들이 물건을 거래하고, 걷고, 탈것에 올랐으며, 교통의 혼란스러움과 즐거움이 뒤섞인 소음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마크트웨인 ‘철부지의 여행기’ 폼페이 편 中)

 

폼페이는 기원전 6세기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 연안에 세워진 도시다. 기원전 89년 로마인에게 정복된 그리스 문화와 로마 문화가 공존하면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서기 79년 베스비오 화산이 폭발하자 도시는 몇 시간 만에 잿더미 속에 묻혀 버렸다. 역설적으로 집과 일상 용품, 프레스코화, 예술 작품들은 1700년 동안 화산재에 묻혀 완벽한 상태로 보존됐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전시 ‘폼페이 유물전- 그대, 그곳에 있었다’는 화산재에 갇힌 고대도시 폼페이의 유물들을 전시한다.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의 소장품 127점으로 프레스코 벽화, 조각상, 청동 조각, 사람 캐스트 등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사람 캐스트’를 전시해 폼페이의 마지막 순간을 보여준다. ‘캐스트’는 화산재 속에 생긴 빈 공간으로, ‘사람 캐스트’는 사람 위로 화산재가 쌓이면서 생긴 공간이다. 1800년대 폼페이 발굴 책임자였던 이탈리아 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 리가 화산재 층의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폼페이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전시는 총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의 고고학자 ‘마리아루치아 자코’가 직접 큐레이팅한 유물들은 화산재 속에서 선명한 색채와 형태를 그대로 간직해 폼페이 사람들의 사랑과 아름다움, 부와 행복을 전한다. 2000년 전 찬란했던 그리스 로마 문화를 볼 수 있어 특별하다.

 

첫 번째 섹션 ‘위대한 시대를 꿈꾸며’에서는 화려했던 폼페이와 인근 도시 헤르쿨라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 ‘파피루스의 빌라’와 ‘파우누스의 저택’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파피루스의 빌라’는 빌라에서 1800여 장의 파피루스 문서가 발견돼 이름 붙여졌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큐피드들이 그려진 프레스코화로 장식돼 있다.

 

두 번째 섹션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사랑’에서는 폼페이 문화를 이뤘던 그리스·로마 신화를 볼 수 있다. 사랑의 신 에로스와 바다속에서 탄생한 아프로디테, 춤추는 파우누스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일부는 현대에서 복제한 것으로, 실물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세 번째 섹션 ‘삶의 즐거움: 멋진 삶에 대한 로마인의 사랑’에서는 12신 중 하나인 디오니소스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황홀경, 사랑, 기쁨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는 폼페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신이었으며 그가 만들던 포도주는 모임과 축제의 장소였던 폼페이 집과 정원에 장식돼 아름다운 일상을 영유했던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디오니소스의 두상, 사티로스 조각상, 춤추는 마이나드 프레스코화 등을 볼 수 있다.

 

네 번째 섹션 ‘고대 예술의 미 개념’에선 라르 조각상, 헤르메스 조각상, 식기, 연회 장면이 그려진 종형 크라테르 등과 포도와 새의 정물화를 그린 프레스크화를 통해 폼페이 사람들이 추구했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섬세하고 완벽한 비율의 조각상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 섹션 ‘다시 찾은 폼페이’에선 폼페이 최후의 날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평화롭고 조용한 도시 폼페이에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자 도시는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폼페이를 장식했던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건물들은 화산재에 갇혔고 사람은 도망가지 못한 채 쓰러진 채로 화산재에 녹았다.

 

 

폼페이의 문화와 일상생활, 고대 미의식을 볼 수 있는 그림들과 조각상들은 찬란했던 2000년 전 대도시로 우리를 초대한다. 전시는 5월 6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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