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고] 생산단계 농산물 안전성 확보로 건강한 먹거리 공급

 

최근 저탄소 농업, 디지털 농업이 농업 분야의 큰 이슈이고 농업경쟁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방향임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생산과 소비 측면 모두에서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관리해 나가는 노력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가 농축산식품 구매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려 사항은 안전성, 품질, 영양가 등의 순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가장 우선된 고려 사항은 안전한 농산물임을 알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안전성 때문으로 친환경 안전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에 안전 농산물을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 식중독 사고는 증감을 반복하며 일정 수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식중독 발생에 따른 사회 경제적 손실 비용은 연간 1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병원성대장균,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 등이고, 이 중에서 병원성대장균을 가장 많이 발생시킨 식품은 채소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과일과 채소에 의한 식중독 발생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생식용 채소는 생산과정에서 오염된 토양, 퇴비, 관개수, 농자재 등에 의해 식중독 원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 재배 환경 위해요소를 파악하고 오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새싹 채소, 샐러드, 로메인상추 등에서 유해 미생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2005년 미국에서 발생한 살모넬라에 오염된 토마토, 2018년 E.coli O157:H7, E.coli O61에 오염된 로메인상추에 의한 식중독 사고는 재배 환경 중 농업용수로 인해 농산물이 식중독균에 오염되었을 것으로 추정된 사례이다.

 

2023년 경기도 내 식중독 발생 건수는 78건으로 2022년 49건보다 많아졌으며, 학교급식 식중독 발생 건수도 늘어나고 있어 생산 단계에서 식중독균 모니터링을 통한 식품의 안전관리가 꼭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먹거리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동안 병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농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 중 무름병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스트렙토마이신과 같은 농용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

 

농용 항생제도 사람이나 가축에게 사용되는 항생제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면 항생제 내성을 가져오게 되고, 이런 저항성은 농약을 과다 사용하게 하는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농산물, 농업환경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파돼 안전 농산물 생산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경기지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 강화를 위해 지난 2023년 농산물안전성팀을 신설해 생산 현장의 농산물과 농업환경에 대한 위해요소 안전관리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농가 생산 단계에서 다양한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유통단계에서 유해 미생물이나 잔류농약이 검출되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함이다. 

 

지난해부터 주기적으로 토양 및 농업용수 등에 대한 잔류농약 여부를 조사하고, 대형마트, 로컬판매장, 친환경 학교급식 엽채류를 시기별로 수집해 식중독균 등 유해 미생물 오염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느타리버섯이나 미나리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농업용수, 토양, 농자재 등 생산 환경에 대한 위해요소를 파악하고 있다. 올해에는 생산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실제 재배 환경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점검하고 문제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 방안을 도출해 안전한 농산물 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엽채류 재배 시 토양 피복제 여부, 사용 퇴비의 종류, 사용되는 농업용수의 종류, 관수 방법, 수확 방법, 수확 단계에서의 청결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조사분석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염유형과 개선 방안이 포함된 유해 미생물 오염 예방 생산관리 지침서를 발간하고 농가에 배부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배추 무름병원균을 시작으로 해서 주요 병원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 정도를 조사해 현황을 파악하고 병 방제를 위한 농자재 추천과 항생제 내성 정도가 높은 요인을 발굴해 개선할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농산물 저장 중에 생길 수 있는 곰팡이 독소에 관한 연구로 저장기간이 긴 농산물에 대해서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 


생산 단계에서 위해요소 모니터링 강화와 농가 컨설팅 및 현장교육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유해 미생물 오염이나 농약잔류가 문제 되지 않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 공급하는데 시너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농산물안전성팀의 활약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 임성희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산물안전성팀장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