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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고 싶다” 우울감, 최중증 발달장애인 보호자들

발달장애인·가족 위한 전문적 적극적 융합돌봄 정책 필요

  • 등록 2024.03.18 06:00:00
  • 13면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정은 심각한 경제적, 심리적 위기 상황 상황에 처해있다. 급기야는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도 목숨을 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최근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대표적인 참사는 지난 2월 2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한 아버지가 10살 뇌병변·발달 중복 장애를 가진 자녀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경기도에서도 이런 비극이 잇따라 발생했다. 2022년 3월 수원에서 40대 여성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발달장애인 8살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같은 날 시흥에서도 말기 갑상선암으로 투병 중인 50대 여성이 "딸이 나중에 좋은 집에 환생하면 좋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발달장애인 20대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인터넷 장애인신문 에이블뉴스는 지난 1월 1급 자폐성장애인 아들을 38년째 돌보고 있는 70대 지체장애인 권유상 씨의 “대통령님, 발달장애인과 부모들 제발 좀 살려주세요”라는 기고문을 실었다. 권씨는 “대한민국에서 장애인과 장애인 부모로 산다는 건 지옥보다 더 극심한 고통이라는 건, 이미 발달장애인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거나 동반자살한 사건에서 증명되고 있다.”면서 “장애인 자녀 양육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자녀와 부모가 희망이 없는 삶을 살아가며 육신이 서서히 죽어가는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을 대통령님께서 살려 주실 것을 간곡히 청원”했다.

 

이것이 중증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는 현실이다. 이는 지난 1월 경기도가 발표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경기도는 도내 최중증 발달장애인 1500명을 대상으로 돌봄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최중증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정신적 건강은 ‘심한 수준의 우울감’이 41.0%(580명)나 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보호자 25.9%(366명)가 지난 1년 동안 ‘죽고 싶다’고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31명은 실제 극단적 선택 관련 시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응답자의 73.6%가 공적 돌봄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했다. 공적 돌봄서비스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경기도가 4월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돌봄 사업과 가족돌봄 사업을 시작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돌봄 사업과 가족돌봄 사업은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360도 돌봄 중 하나다. 맞춤돌봄은 도전적 행동이 심한 경우나 2개 이상의 중복 장애가 있거나 혹은 일상생활이나 의사소통, 행동 중 2개 이상 기능이 제한된 사람이 대상이며, 가족돌봄 사업은 복지혜택에서 배제되고 돌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가구가 대상이다.

 

도는 맞춤돌봄 사업 대상자 60명, 가족돌봄 사업 대상자 210가구를 모집한다. 공적으로 돌봐야 할 위기상황에 놓인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보호자가 어디 이들 뿐이랴.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돌봄의 울타리 안에 들어 올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예산을 늘리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완전한 통합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보다 더 전문성 있는 돌봄을 제공하고, 가족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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