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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안되고 나는 괜찮다"

도의원 해외연수비 '펑펑' 이기주의 팽배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모순으로 가득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도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자신들은 억대의 관광성 외유를 추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명제를 통해 믿고 먹을 수 있는 학교급식을 하겠다던 도교육청과 일선교육청도 마찬가지다.
도내의 한 일선 학교에서 쓰레기와 벌레로 가득한 급식소동이 벌어졌는데도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경찰은 여전히 무성의한 수사나 미진한 초동수사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모두 새해에는 꼭 고쳐야 할 일들이다.
본보는 새해 연중기획으로 꼭 개선돼야 할 일들과 대안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1.너는 안되고 나는 괜찮다(?)
지난 해 12월 16일 경기도의회는 본회의에서 8조5천여억원 규모의 2005년도 새해 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런데 의결내용을 지켜 본 공직자들은 물론 도민들은 도의회에 큰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도민을 재난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재해예방 사업비와 복지예산은 대폭 삭감한 반면에 자신들의 관광성 외유를 위한 예산은 그대로 살려둔 것.
도의회는 도의 세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긴축조치라며 새해 장마철 하천범람을 위한 35개 하천정비 예산 가운데 43억원과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사업비 중 6억6천여만원, 자활근로 사업 및 퇴소아동 자립적립금 가운데 5억5천여만원 등을 삭감조정했다.
하지만 1억8천여만원에 이르는 도의원들의 해외연수비는 그대로 살려뒀다.
말 그대로 “너는 안되고 나는 괜찮다”는 식의 해괴한 논리다.
공직협 홈페이지 게시판엔 요즘 도의회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1천만 도민의 대의기구이자 집행부의 견제기관인지 의심스럽다”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도의 한 간부는 “우리가 이기주의로 뭉친 도의원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감사와 예산심의를 받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도의 지난해 세수가 전년도보다 3% 가량 줄어든 5조2천292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올 도정의 긴축운영이 불가피해지고 있어 도의회의 이같은 구태에 대한 비난의 강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반면 지난 한해동안 도의회의 전체 조례제정 건수는 모두 149건으로 이중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직접 발의건수는 고작 12-3%에 불과하다.
유급보좌관제 도입 등 의원들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도의회는 특히 올 한해 행수이전 문제와 함께 지역정가의 최대 이슈로 부각됐던 경기도 분도 문제에 대해 일치단결된 모습 대신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도의원들 의견이 제각각 갈린 데다 지도부마저 뚜렷한 입장 표명을 못하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등 논란의 주체로서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납득할 수 없는 예산 심의와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 유발 등에 대해 하루빨리 개선해 도의회가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 도민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부터 일고 있다.
경기경실련 김필조 정책부장은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인 대집행부 견제와 도민권익 대변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의회 스스로 자정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유급보좌관제 도입 등 각계와 논의를 거쳐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복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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