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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도입 1년…찻잔 속 태풍 그치나

현대카드, 신규회원·점유율 증가에도
높은 수수료 탓에 수익성 '물음표'

 

지난해 3월 도입된 애플페이가 어느덧 1주년을 맞이했지만, 현대카드 이외의 카드사로 확대되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는 높은 수수료율과 부족한 결제인프라 등으로 인해 당분간은 애플페이의 확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개시가 1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아직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와의 제휴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몇몇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에서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이를 공식화한 곳은 없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이후 초기 흥행 효과와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현대카드의 누적 신규회원 수는 97만 9000명으로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도입 당시였던 3월에만 20만 3000명이 늘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12만 6000명) 대비 61.1%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의 점유율 지표로 여겨지는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개인 회원의 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등 사용액) 부문에서도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현대카드는 약 11조 930억 원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을 기록하며 업계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누적 기준 해외 일시불 결제액은 2조 5276억 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현대카드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높은 애플페이 수수료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현재 애플 측에 애플페이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애플페이 사용처가 편의점 등 소액결제 시장 위주로 형성된 만큼, 수수료 지급으로 인한 역마진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달 '현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플래티넘(현아플)'을 리뉴얼하면서 혜택을 축소했다. 현아플은 100만 원이라는 연회비에도 불구하고 혜택이 많아 높은 인기를 끌던 상품이었으나 재출시 후 혜택이 감소해 비판을 받았다. 실적 제한이 없이 적립해주던 '제로에디션2'도 비슷한 시기 단종됐다.

 

아직까지 부족한 결제 인프라도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애플페이가 도입된 이후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순차적으로 보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새로운 카드사가 애플페이에 합류하게 되면 가맹점에 설치하는 단말기 비용과 플랫폼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선 결제 금액이 커야 이익이 나는 구조지만, 현재 애플페이의 주 사용처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에 한정돼 있다”며 “또한 단말기도 많이 부족해 카드사들이 애플과 협의를 하게 되면 단말기 보급 확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 그럼 추가적인 비용이 더 들어간다. 카드사들 입장에선 그렇게 썩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다른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합류 시기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젊은 층을 위주로 아이폰 선호도가 늘며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높은 수수료를 떠안아가며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 현대카드의 경우,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오너'가 있는 회사라 가능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에 대한 이용자 수가 젊은 층(10·20대)을 중심으로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어 미래를 본다면 결국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이는 정말 장기를 바라보고 투자할 수 있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들과 다르게 '오너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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