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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폭풍의 언덕' 탄생시킨 브론테가 세 자매 이야기…뮤지컬 ‘브론테’

‘제인에어’ 샬롯 브론테,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세 자매 이야기
19세기 영국 전통적 여성상 거부하고 주체적인 삶 살았던 작가들 비춰
6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

 

여자가 글을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 고아 소녀가 당시 여성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주체적인 인물이 되는 ‘제인에어’, 황량한 자연을 배경으로 모순과 혼돈이 뒤섞인 인간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한 ‘폭풍의 언덕’ 등을 쓴 브론테가 자매들의 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뮤지컬로, 2022년 초연돼 올해 두 번째 무대를 맞았다. 영국 요크셔 손턴에서 태어난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세 자매가 소설을 쓰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대적 배경 속에서 그녀들이 겪는 고충과 인간적인 면모, 작가의 고뇌가 드러난다.

 

 

극은 세 자매의 언니 장례식에서 시작한다. 세 자매의 위로는 마리아 브론테, 엘리자베스 브론테 두 형제가 있었지만 영양실조와 결핵으로 죽는다. 자매는 가난한 목사 아버지 밑에서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라는데,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화목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세 자매에게 의문의 편지가 도착하며 상황은 급변한다. 세 자매의 죽음과 미래를 모두 알고 있다는 편지는 자매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글쓰기에 대한 압박을 주며 불안을 일으킨다. 그 중 샬럿의 소설은 잘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 다른 두 자매는 질투를 느끼고 화목했던 작품 발표회는 날카로운 비판과 다툼으로 변한다.

 

한편, 어느날 저녁 요크셔 산책길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다는 에밀리 브론테는 그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글을 써내고 거칠고 악마같은 필체의 문장들은 거센 비난을 받는다. 문단에서 혹평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책에 실을 수 없다는 샬롯의 결정은 세 자매를 더욱 분열로 밀어 넣는다.

 

후에 샬롯 브론테가 ‘제인 에어’로 성공을 하고 에밀리 브론테가 ‘폭풍의 언덕’을 완성했을 때, 의문의 편지는 과거 샬롯이 썼던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자매의 희망과 바람을 담은 편지는 사람들이 결핵으로 죽었던 현실을 반영했고, 글을 써 돈을 벌고 주체적 삶을 살고자 했던 자매들의 의식을 반영한 매개체가 됐다.

 

황량하고 음산했던 요크셔의 날씨처럼 무대는 어둡고 스산하다. 가난했던 목사 집안의 자매들의 현실을 반영하듯 절제된 장식품과 낭만주의 의상이 19세기 영국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깨진 유리창과 타오르는 촛불, 커다란 커텐은 세 자매의 고뇌를 담았고 작품발표회를 하던 거실은 상상력으로 가득했던 자매의 꿈을 비춘다.

 

 

샬롯과 에밀리, 앤이 명작을 탄생시키기까지 서로 의지하고 조언하고 협력했던 자매 우애는 그들의 삶을 상상하게 한다. 19세기 영국에서 여성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쓰고 반향을 일으키기까지 겪었던 고민들, 노력, 건강 문제가 작가들의 치열한 삶을 보여준다.

 

‘글쓰기에 미친 인간들’, ‘우리만의 노래’, ‘답장을 기다리며’와 같은 넘버가 글쓰기를 사랑했던 세 자매의 모습을 노래로 전한다. 뮤지컬은 6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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