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사과와 배 소매가가 정부의 자금 투입 이후 10% 이상 떨어졌다. 다만 도매가격은 여전히 1년 전보다 2배 이상 높아 가격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소매가격은 10개당 2만 4250원으로 1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내렸다. 소매가는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말한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도 3만 931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3.4% 하락했다. 토마토(상품) 1kg 소매 가격은 7107원으로 12.9% 내렸고 딸기(상품) 100g 소매가는 1303원으로 6.1% 하락했다. 참다래(국산·상품) 10개 소매가는 1만 228원으로 2.8% 내렸다.

수입 과채류인 바나나와 파인애플 가격도 내렸다. 바나나(수입·상품) 100g당 소매가는 297원으로 5.4% 하락했고 파인애플(수입·상품) 1개의 소매가는 6901원으로 5.1% 내렸다.

반면 오렌지(네이블 미국·상품) 10개 소매가는 1만 6804원으로 3.4% 상승했고 망고(수입·상품) 1개 소매가는 3549원으로 0.8% 올랐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농산물의 가격 하락은 최근 추진한 긴급 가격안정 대책의 효과로 분석했다. 정부는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755억 원)과 할인 지원(450억 원) 등에 1500억 원의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지난 18일부터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1년 전과 비교해 망고 소매가는 34.7%나 낮아졌고 바나나, 딸기, 파인애플은 각각 10.5%, 10.0%, 4.9% 낮다. 그러나 사과 소매가는 아직 1년 전보다 5.7% 높고 배는 44.4%, 단감은 78.3%, 참다래는 17.8%, 오렌지는 8.3%, 토마토는 7.8% 각각 높은 상태다.

다만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도매가격은 사과와 배 모두 올랐다. 사과(후지·상품) 10kg의 중도매가격은 22일 기준 9만 178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0% 올랐고 배(신고·상품) 15kg의 중도매가격은 10만 8600원으로 7.3% 상승했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이 소매상과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사과와 배의 중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121.5%, 147.3% 각각 높다. 사과와 배의 햇과일 출하 시기가 이르면 7∼8월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사과와 배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는 과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납품단가와 할인 행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과일 수요 분산을 위해 바나나·오렌지 등 수입 과일의 공급도 확대한다. 지난 21일부터 aT를 통해 직수입한 2000t(톤)가량의 바나나·오렌지 등을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납품단가, 할인 지원 등 가격 안정 대책 추진으로 주요 농축산물 3월 소비자 가격이 지난달보다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지난 18일 긴급 가격안정 자금을 1500억 원 추가 투입하기로 해 하락 폭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