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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적신호'에 카드론 금리 여전히 '고공행진'

여전채 금리 3%대로 하향 안정 국면에도
700점 이하 금리, 3개월 새 0.3%p 상승
연체율 9년 만 최고…건전성 우려 영향

 

여전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됐음에도 중·저신용자 차주들의 카드론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리스크를 감안해 이들의 금리를 높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카드론 평균금리 14.47%로 전달(14.6%)보다 소폭 떨어졌다. 롯데카드가 15.58%로 가장 높았고, 비씨카드가 14.79%, 하나카드가 14.70% 순으로 높았다.

 

이는 신용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권(이하 여전채) 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3.772%로 3개월 전(4.285%)보다 약 0.5%포인트(p) 내렸다.  이는 2022년 5월 3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의 예금같은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필요자금의 70% 정도를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는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금리에 반영된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4.939%)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금리인하 전망이 커지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700점 이하 차주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17.3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개월 전(17.04)보다 0.3%포인트(p)보다 올랐다. 같은 기간 신용점수 800점을 초과하는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가 12.78%에서 12.44%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고신용자 유입을 위해 조정금리 폭을 확대해 800점대 초과 구간의 금리를 낮췄다.


이처럼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됐음에도 중·저신용자들의 카드론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건전성 리스크 때문이다. 카드론은 상품 특성상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로, 한 번이라도 이자를 갚지 못하면 줄줄이 연체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보다 0.42%p 올랐다. 이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36조 5288억 원) 또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저축은행 등 타 업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며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린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악화에 직면한 저축은행들이 대출상품 취급을 줄이면서 갈 곳을 잃은 채무자들이 카드사를 이용한 것.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환경 자체가 건전성 리스크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신용사면 차주가 유입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금리 하락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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