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투표소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유튜버 범행 장소가 전국 각지 4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40대 남성 A씨가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 사전투표소 등 총 40여 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당초 A씨가 몰래 잠입해 카메라를 설치한 투표소는 인천과 경남 양산 등 15곳으로 파악됐으나 경찰 추가조사 결과 서울과 부산, 인천, 울산, 경남, 대구,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가 설치한 장소 40여 곳은 지난 29일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투표소 불법 카메라 의심 장비 긴급점검 결과(당일 오후 6시 기준)에서 밝힌 불법 카메라 의심 장비가 발견된 26곳이 모두 포함됐다.

이중 인천은 4개 구 9개 사전투표소에서 발견됐다. 남동구는 장수서창동·서창2동행정복지센터, 계양구는 계산1·2·4동행정복지센터, 연수구는 송도1·2·3동 행정복지센터, 부평구는 부개1동 행정복지센터 등이다.

A씨가 사용한 카메라 상당수는 충전 어댑터 형태로 제작된 것으로, 특정 통신사 이름이 명시된 스티커를 붙여 마치 통신 장비인 것처럼 위장했다.

A씨는 이러한 카메라를 정수기 옆 등 투표소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튜버로 활동해 온 A씨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지속해 제기했고,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치뤄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사전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내부를 촬영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당시 그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인원과 자신이 설치한 카메라 영상 속 투표 인원이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를 하는 영상까지 함께 게시했다.

A씨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전 투표율을 조작하는 걸 감시하려고 했다"며 "카메라는 나름대로 판단기준에 따라 감시하고 싶은 곳을 정해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사전투표나 개표장소로 운영이 예상되는 행정복지센터나 체육관 등 40여 곳에 불법카메라를 설치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A씨의 진술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본청 및 전국 경찰서와 공조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불법 카메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선관위는 "오는 4월 4일 사전투표소 설비하면서 인천지역 총 159개소 사전투표소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 및 불법 카메라 설치 등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