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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경영'으로 '글로벌 효성' 키운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원천기술'로 글로벌 소재기업 일군 주역
전경련 회장 역임하며 민간외교 기여
이재용·정의선 등 재계 추모 발길 이어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에 별세했다. 고인은 '기술 경영'을 앞세워 글로벌 1위 스판덱스 및 타이어코드와 탄소섬유 개발을 주도해 효성을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키운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35년 11월 조홍제 회장과 하정옥 여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고등학생 시절 '공대 교수'를 꿈꾸며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했고, 미국 일리노이이공과대학원에서도 공부한 정통 공학도다. 

 

1966년 부친 조홍제 회장의 부름에 따라 효성그룹에 입사한 그는 당시 동양나이론 건설본부장으로 울산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1970년 효성그룹의 주력사인 동양나이론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다. 

 

조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은 '기술중심 경영'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며 효성의 원천기술 확보에 힘써왔다.

 

1971년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 연구소인 '동양나일론 기술연구소'를 세웠으며, 2006년 이를 효성기술원으로 개편했다. 그 영향으로 효성은 1997년 자력으로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1년에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세계 3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고인은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면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고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고 한미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했으며, 대일 무역 역조 해소, 한일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한일경제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섰다.

 

특히 전경련 회장 재임 당시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버린다"며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에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고인을 기리고 추모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재계의 큰 어른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과 허전함을 이루 표현할 길 없다"며 애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술 중시 경영의 선구자로서 섬유, 화학, 중공업 등 기간산업의 발전에 초석을 놓았고, 미국, 일본과의 민간 외교에도 적극 앞장섰다"며 "한국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임직원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난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재임 동안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선 분"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지며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4월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빈소에는 재계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범효성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이 재계 총수 일가에서 가장 먼저 조 명예회장 빈소를 찾았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지난 30일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했다. 삼성과 효성은 창업주 시절 동업관계로 인연이 깊으며, 이 회장은 상주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일본 게이오대에서 함께 공부하는 등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협의회 의장,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조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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