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리모델링 단지들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높아진 공사비로 인해 재건축의 사업성이 불투명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26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경기도 내 리모델링 단지는 64개 단지, 총 6만 126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리모델링 추진 가구(12만 1520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변동이 없다.
당초 정비업계는 재건축 규제 완화가 주요 골자인 ‘1·10 대책’ 발표 이후 리모델링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올해 초 정부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관련 특별법을 통해 재정비 사업 시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리모델링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전환하기에는 시간 및 금전적인 손실이 크고, 최근 높아진 공사비로 인해 분담금 부담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리모델링 단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업성과 짧은 사업 기간 등의 장점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1·10 대책’ 발표 이후 전국 리모델링 단지는 소폭 증가했다. 한국리모델링협회가 발표한 '2024년 4월 리모델링 추진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조합이 설립된 공동주택 리모델링 단지는 전국 153개 단지, 총 12만 1520가구로, 지난해 12월의 151개 단지, 12만 621가구에서 2곳(유원서초·문래대원 통합)이 늘어났다.
차정윤 한국리모델링협회 상근부회장은 "건설경기 침체와 인건비, 건자재비 상승 등 물가 인상 불안으로 건설공사비가 폭등하고 있으며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사업기간이 짧은 리모델링에 비해 재건축은 사업기간이 두 세배나 소요돼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보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단기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은 실효성이 없으며,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 중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는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노후 공동주택 입주자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추진 여부를 사업 초기에 판단할 수 있도록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사업은 2021~2022년 고양 문촌마을16단지 뉴삼익아파트 등 8개 단지 규모로 시작했고, 올 상반기 광명시 상우1차 아파트와 수원시 매탄삼성1차아파트 등 5개 단지를 지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