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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삼원색이 예술로…크루즈 디에즈 탄생 100주년 기념전 ‘RGB, 세기의 컬러들’

1923년 출생 크루즈 디에즈 탄생 100주념 기념 글로벌 순회 전시
작가의 8가지 연구주제의 평면 작품, 설치, 체험형 프로그램 등
9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빨강(R), 초록(G), 파랑(B) 빛의 삼원색은 혼합과 간섭, 중첩 등 서로 영향을 미치며 색을 만들어낸다. 자기장에 의해 방향을 바꾸는 음극선이 1897년 브라운관 TV에 사용된 이후 빛의 활용은 대중화됐다. 노을빛이 세상을 물들이는 것부터 화려한 조명에 이르기까지 빛은 예술의 영역에서도 연구되고 있다.

 

예술의전당에서 빛과 색채의 거장 크루즈 디에즈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RGB, 세기의 컬러들’이 열리고 있다. 프랑스의 퐁피두센터와 크루즈 디에즈 재단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RGB, THE COLORS OF THE CENTURY’ 글로벌 순회 전시 프로젝트의 한국 전시다. 크루즈 디에즈의 평면작품, 공간 설치 작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영상 등 30여 점을 전시한다.

 

크루즈 디에즈는 1923년 베네수엘라 카르카스에서 태어난 인물로, 어린 시절 석양이 마을을 노랗게 물들이는 것에 감명 받아 미술학교에서 색 자체에 집중하는 드로잉과 일러스트 작업들을 진행했다. 색에 대한 인식, 빛이 변화하는 과정을 연구하며 ‘형태로부터 자유로운 색’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색의 본질에 대한 탐구는 관람자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확장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평생 진행했던 색에 대한 8가지 연구(색 추가, 물리적 색상, 색채 유도 색 간섭, 색상 투과, 색 포화, 색도계, 공간의 색)의 결과물들과 ‘빛의 원리’에 집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퐁피두센터의 전시에 ‘노란색 유도-한국(Induction du Jaune Korea)’과 ‘색 관섭 환경’이 새롭게 더해졌다.

 

전시의 시작은 크루즈 디에즈의 생전 모습과 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영상으로 시작된다. 색 자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크루즈 디에즈는 ‘빛의 원리’를 탐구했고 색채 실험과 빛의 조작을 통해 그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갔다. 빛과 색의 상호작용은 현대미술에 새로운 차원을 제시했다.

 

소개 영상과 이어지는 곳엔 그의 1965년 작 ‘색 포화(Chromosaturation)’를 볼 수 있다. 빛의 삼원색인 빨강과 초록, 파란색의 인공조명이 켜진 방으로, 관객에게 원색을 경험하게 해 망막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착시 현상을 일으켜 흰 색이 보이도록 한 작품이다.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빛을 제시해 빛의 원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체감하도록 한다.

 

 

본격적으로 전시되는 그림들은 그의 ‘평면 작품’이다. 8가지 연구 주제 중 ‘색 추가’, ‘색채 유도’, ‘공간의 색’을 통해 옵아트(착시현상을 일으켜 환상을 보이게 하는 과학적 예술 장르)와 키네틱 아트(작품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포함하는 예술 장르)를 소개한다. ‘색 추가 RGB-2’, ‘색 추가 RGB-6’등의 작품들이 작가가 고안한 연구들을 제시한다.

 

평면 작품들을 지나면 1974년에 만들어진 설치 작품 ‘색 간섭 환경’을 볼 수 있다. 일정한 간격의 수직선의 빛들이 움직이는 영상인데 전시 공간을 가득 메운 빛들로 빛의 변화와 모호함을 제시한다.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빛들은 사물은 투명하게 보이게 하며 사물로 생기는 그림자와 간섭을 만들어낸다. 관객은 자신의 그림자와 투명성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크루즈 디에즈의 색채 연구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색채 경험 프로그램’이 전시된다. 관객은 도형과 색, 각도를 그래픽으로 움직여보며 그가 연구했던 빛에 대한 인식과 색채학이 예술이 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5월 30일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를 소개한 장윤진 큐레이터는 “인상파 화가들이 자연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색을 포착해 캔버스에 그렸다면 크루즈 디에즈는 색이 끊임없이 변화는 과정 자체를 작품 속에서 느끼길 바랐다”며 “감상자의 시간과 각도, 시야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시를 소개했다.

 

이어 “전시 공간이 시각적으로 포토제닉한 공간이다보니 트렌드한 경험을 중시하는 요즘 관람객들에게 굉장히 직관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현대미술이 굉장히 많은 지식 배경과 사상이 필요한 반면 크루즈 디에즈의 작품들은 철학이나 이념이 완전히 제거돼 순수한 효과만을 제시하기 때문에 모든 관객에게 동등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사이언스 아트랩’이 소수 정예 미술관 교육 브랜드 ‘미술관 이야기’와 함께 진행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빛과 움직임을 탐색하며 7월 여름방학 기간 동안 청소년, 성인,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RGB, 세기의 컬러들’은 9월 18일까지 진행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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