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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특이한 김정숙 여사 논란

  • 신율
  • 등록 2024.06.13 06:00:00
  • 13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해당 논란의 발단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제공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최초의 영부인 단독 외교’라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서는 누가 옳은지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해당 논란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은 합리적인지, 민주당 지도부는 왜 조용한지 하는 부분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김정숙 여사 특검을 발의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의힘 의원들 상당수는 이를 반기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렇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에 대해, 일단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즉,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 실시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 특검을 주장하면, 자신들의 논리 구조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셈이 된다. 김정숙 여사 관련해서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이 이미 고소했기 때문에, 해당 수사 결과를 보고 그 이후 특검을 주장해야 논리적 타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만일 자신들은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면서,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한다면, 여론의 공감을 얻기 힘들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정숙 여사 특검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당 지도부 역시 김정숙 여사 문제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김정숙 여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들은, 고민정 의원, 윤건영 의원 그리고 진성준 정책위의장 정도다. 그런데 이들 세 의원들은 모두 문재인 정권 당시 청와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즉, 이들은 지금의 민주당 내에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친문’ 의원들이라는 말이다. 이들 말고 다른 의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상황이 이러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 문제에 대해 직접 입을 연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만일 민주당이 지도부 차원에서 대응했더라면,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일단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대부분 문재인 정권 시절에 비롯됐고, 지난 총선 당시에도 문 전 대통령의 유세가 그다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으로 인해, 김건희 여사 특검에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힘들어졌다는 점도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숙 여사 특검을 받으면 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 정치는 ‘계산’에 의해 움직이는 냉정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문제가 바로 김정숙 여사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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