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총선 참패 책임으로 물러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위한 물밑 작업 소식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한동훈 반대론’이 급물살을 타는 한편 야권에서도 비판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오는 23~24일로 예정됨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도 다음 주중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총선 망치고 지방선거 망치면 차기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냐”며 “그냥 이재명에게 나라를 갖다 바치는 거 아니냐”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친윤계 김기현 의원은 최근 한 전 위원장이 쏘아 올린 ▲지구당 부활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등에 대해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 이슈가 아니라, 저출생과 연금, 고물가와 고금리, 주택가격과 주식 등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당력을 모아야 한다(13일)”고 직격했다.
비윤계로 꼽히는 나경원·윤상현 의원도 ‘한동훈 때리기’에 나섰다. 나 의원은 “싸움·정치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 보니 원외 대표의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13일)”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 시점에 원외 대표가 필요하냐. 결국 앞으로 1년은 전부 국회 내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주전장이 국회 안(14일)”이라고 견제했다. 두 의원 모두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야권에서도 지적이 나온다. 이규원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준열한 심판을 받고 ‘정치 낭인’이 된 한 전 위원장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시급한 현안엔 침묵하면서도 아무도 안 묻는 주제(지구당, 이조심판)에 대해 뜬금없이 발언한 이유는 뭐냐”며 “정작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철학과 비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최근 논평에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도망치듯 사퇴할 땐 언제고 이제와 다시 하겠다는 건가. 정치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냐”고 쏘아댔다.
김 수석대변인은 “지금이라도 채상병·김건희특검법과 14차례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마냥 침묵하지 말라”며 “정치인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한 위원장을 비롯한 나경원·윤상현·김재섭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