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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빛나며 아름다운 우리 그림…갤러리 탐 ‘소소호호(炤炤好好), 우리그림展’

김미희, 김숙희, 심민정, 지현경 작가의 민화전…상상력, 새로움 가미된 해석
7월 30일까지 수원 타임빌라스 갤러리 탐

 

소소(炤炤: 밝게 빛나다)하고 호호(好好: 아름답다)한 민화들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병풍에 들어갈 법한 일월오봉도부터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고양이까지 전통적이며 고풍스러운 그림들은 민화의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꽃, 새, 과일을 그려넣어 기원의 의미도 담았다.

 

수원 타임빌라스 갤러리탐에서 ‘밝게 빛나며 아름다운 우리 그림전, ‘소소호호(炤炤好好), 우리그림展’이 열리고 있다. 김미희, 김숙희, 심민정, 지현경 4명의 작가가 참여해 우리나라 고유의 소재를 그린 민화 20여 점을 전시한다.

 

 

김미희는 ‘어해도’, ‘일월오봉도’, ‘연화도’ 등을 그렸다. 2022 TSOM민화공모전 특선, 2021 현대민화공모전 특선 등을 수상한 작가는 민화가 가진 사실성에 주목했다. 민화의 다양한 상징과 기호는 막연한 아름다움이 아닌 구체적인 행복을 기원한다. 민화의 메타포(은유)로 인간이 가진 바람과 정서, 사상적 배경을 연결한다.

 

그의 그림 ‘어해도’엔 풍요와 번창의 상징인 물고기가 연못을 헤엄치고 있다. 수풀을 헤치며 무리지어 있는 물고기들은 미끄러지듯 직선으로 화면을 가르며 복을 기원한다. ‘연화도’엔 고귀함을 상징하는 연꽃이 탐스럽게 피어 담백하면서 단아한 멋을 전한다.

 

 

김숙희는 민화에 인형이나 오리, 코끼리, 토끼 등을 그려넣어 혼합된 형식의 그림을 그렸다. 동화에 나올 법한 캐릭터들은 민화와 조화돼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행복한상’, ‘오봉도유람’, ‘소풍1’과 같은 그림은 예상치 못한 요소의 조합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말수가 적고 수줍음이 많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작가는 혼자 그림을 그리고 상상하며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독특한 채색, 평면과 입체가 어우러진 구성, 캐릭터들이 이어가는 상상의 나래가 작가의 특징이다. 김 작가는 2022 대한민국민화대전 장려상, 2022 갤러리한옥 불화·민화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심민정 작가는 세밀한 묘사와 생동감 넘치는 그림들을 그렸다. ‘운륭도’는 화면을 가득 메운 용이 상서로운 구름에 둘러싸인 채 여의주를 움켜잡은 발톱이 인상적이다. 원색적인 색채와 얼굴의 자세한 묘사가 민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용의 표정이 극적이면서 해학적이다.

 

2022 TSOM 민화공모전 특선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수상한 작가는 특히 동물들을 비중있게 다뤘다. ‘동물들을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그의 말처럼 민화 속 동물들이 누군가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하길 기원한다.

 

 

지현경은 ‘티타임’, ‘범내려온다’, ‘서울쥐와 시골쥐’등을 통해 풍자와 해학을 전한다. 전통 문양의 창호지를 바른 문 뒤로 영물(靈物)인 호랑이와 용이 다리를 꼬고 앉아 차를 마시는 모습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민화를 현대적 관점으로 친근하게 그려 눈길을 끈다.

 

작가는 그림 속 동물들을 통해 사람을 위한 의미를 전하는 것이 아닌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주려 했다. 동물들의 의외의 모습을 찾고 인간이 느끼는 희노애락과 사연을 얘기한다. 지 작가는 2022 대한민국민화공모전 최우상 등을 수상했다.

 

 

민화에 새로운 해석과 응용, 재미있는 상상력이 가미된 네 작가들의 소소하고 호호한 이번 전시는 7월 30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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