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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일의 오지랖] 20명의 이주노동자

 

내가 몸 담고 있는 화성시에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화성시의 서쪽에 위치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2명이 생을 달리했다. 먼저, 고인들과 유가족에게 절절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20명에 달하는 대다수의 희생자가 외국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가족과 고향을 떠나 돈을 벌기 위해 이주를 감행한 이주노동자는 당장 죽음을 애도 할 가족도 곁에 없다.

 

우리 사회의 이주노동자 관련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 십년 동안 한국사회의 주변부 이슈로 상존해 있었다. 이주노동자는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 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이다. 정부에서는 이민청을 설립하여 체계적인 이주민 정책을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나 단기 미숙련 이주노동자에 대한 미래지향적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주지하듯이, 우리사회는 이미 인구절벽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출산율은 오르지 않고 국민의 평균연령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는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 살아서 생산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부정 할 수 없다. 혹자는 이주민들이 한국인과의 임금경쟁을 통해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한다. 또는 아무런 근거 없이 이주민을 혐오하거나 폄훼하기도 한다. 오해다! 만약 내국인이 생산직 일자리는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취업 할 수 있다. 하기 싫어서 하지 않을 뿐이다.

 

재중동포를 포함한 이주노동자는 서울 영등포와 구로를 중심으로 삶을 영위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수도권 전체로 근거지를 확장하고 있다. 일부 농업분야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전국 각지의 농촌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는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이 없다면 국내 노동시장의 일부가 붕괴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화재의 희생자들도 대부분 외국국적의 일용직 근로자였다고 한다. 만약 정규직 노동자로서 소방안전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고 공장 내부 구조를 이미 잘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처럼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개연성을 배제 할 수 없다.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와 신분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내가 처음 이주노동자와 한국사회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시민운동을 할 때, 뭔가 그럴듯한 이주민 정책이 만들어져서 이주민 관련 시민운동은 소멸 될 것 같았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주민에 관한 일들이 문득문득 우리 사회의 가슴 아픈 이슈로 되살아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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