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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비평] 화급한 전국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6월 27일(목) 오후. 윤 대통령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연관된 믿기지 않는 뉴스가 보도 됐다. 김 의장이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서 밝힌 윤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며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방송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꾹 참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회고록은 보도된 다음 날부터 판매될 예정이었다. 회고록 출판사의 홍보전략을 감안하더라도 발언자와 그 발언을 듣고 전한 사람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수장이었다. 소속된 정당은 다르지만 대통령이 한 말이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3년 선배이기도 하다. 허튼소리가 오갈 가능성이 희박한 자리였다.

 

대다수 언론은 스트레이트 뉴스에서 이 책에 언급된 내용과 대통령실이 내놓은 입장을 포함해 철저한 기계적 균형(?)을 유지해 보도 했다. 대통령실에서 낸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만들어진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는 입장도 기사에 함께 언급했다.

 

사설은 신문마다 차별성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 김 전 국회의장을 싸잡아 비판하는 양비론적 논지를 전개하거나 대통령의 해명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는 두 부류였다. 조선은 묵살, 동아와 중앙은 양비, 한겨레와 경향은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4일 후 월요일자에 김 전 의장 인터뷰를 했다. 여기서 이 내용을 다시 한번 물었다. 돋보였다. 여기서도 대통령의 극우 유튜브 편향성을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은 물론 스트레이트 기사도 종이 지면에 싣지 않았다. 특이했다.

 

한 사건이 어떻게 기사화 되고, 여론을 형성한 후 소멸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였다. 하지만 그 내면은 한국 저널리즘의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편향된 미디어의 위험성, 정치적 위기를 피하는 물타기 전략, 출판사 판매전략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다. 결국 이해관계자나 집단의 언론 활용하기 전략이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라는 용어가 있다.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쉽게 풀어쓰면 언론보도를 액면 그대로 믿지 말고 수용자 스스로 진실한지 따져보고 받아들이자는 말이다. 이 용어가 처음 나왔을 때 어떻게 번역해 쓸 것이가를 두고 논쟁이 일었다. 언론 문해력(文解力)이 우리말 번역인데, 이 말도 생소하고 어렵다. 언론에 보도되면 진실이라고 믿었던 시절은 전설이 됐다. 모두가 진실 감별사가 돼야 한다. 전국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긴요한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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