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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절대평가 없이는 취지 못 살려"

공통과목 상대평가제…선택과목만 절대평가 운영
"제도 개선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 안 날 수 있어"


오는 2025년 전면 도입될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교육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절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상대평가 제도로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31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 정책인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를 고려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을 수 있다.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 9개와 체육·예술·과학탐구실험·교양 과목은 절대평가(성취평가제)로 운영되며 이를 제외한 공통과목은 1~5등급의 상대평가(석차등급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선택과목만 절대평가로 운영될 경우 학생들의 학습 수준 변별을 위해 공통과목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변별이 어려운 선택과목 대신 공통과목 성적을 잘 받기 위한 '내신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게 되고, 고교학점제의 취지인 과목 선택권 확대와 보장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공통과목은 상대평가로 운영되는 중에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성취평가제도'가 병행되는데, 변별을 위해 시험 등의 평가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수업 및 과제 이행 수준이 일정 성취 수준에 도달하는지를 평가하는 성취평가제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또한, 공통과목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조기에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 준비에 집중하거나 자퇴율과 검정고시 응시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교사노동조합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적 답변을 한 교사는 99%에 달했다. 대부분 내신 절대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한 고교학점제 안착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고교학점제가 목적대로 추진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85%가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도내 한 교사는 "학생들은 본인 진로에 맞는 과목이 아닌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고 있다"며 "학점제의 의의는 사라지고 학생들의 경쟁만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원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A양은 "정말 공부하고 싶은 과목은 듣는 학생 수가 적어 시험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며 "안정적인 성적을 위해서는 학생 수가 많은 과목을 듣는 방법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려 성공적으로 교육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절대평가 도입 등 교육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선형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정말 듣고 싶은 과목을 들으려면 '대학 입시에 불이익이 없다'는 안정감이 있어야 하지만 상대평가 제도는 안정감을 줄 수 없다"며 "고교학점제 도입의 목적은 바람직하지만 이같은 부분이 고려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은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교육 정책 도입에 있어서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교육공동체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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