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23.5℃
  • 구름많음강릉 23.8℃
  • 박무서울 25.7℃
  • 박무대전 24.8℃
  • 박무대구 25.4℃
  • 박무울산 24.1℃
  • 맑음광주 24.7℃
  • 박무부산 26.3℃
  • 구름많음고창 22.8℃
  • 맑음제주 26.2℃
  • 구름많음강화 23.5℃
  • 구름많음보은 22.5℃
  • 구름조금금산 24.3℃
  • 맑음강진군 24.0℃
  • 구름조금경주시 25.0℃
  • 맑음거제 24.5℃
기상청 제공

[창간특집] 게임사, 불통에서 소통의 대명사로…유저와 ‘通했다’

적극적 소통, 작품의 흥행 요소로 ‘자리매김’
단순한 플레이어에서 ‘주체적 이용자’로 인식 변화
오류 발견부터 개선안 건의까지, 소비자 주권 상승
편지·라방·간담회 등 진행하며 소통 창구도 ‘확대’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를 총괄했던 금강선 디렉터가 한 말이다. 금 디렉터는 게임 서비스 운영에 있어 이용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했던 인물로, 로스트아크의 대흥행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금 디렉터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때 '불통'의 대명사로 불렸던 게임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던 게임사들이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며 라이브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 동향을 살펴보자면 앞서 예로 들었던 스마일게이트 뿐 아니라 거의 모든 게임사들이 소통 키워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단순히 오류 제보를 받는 것 뿐만 아니라 게임사들은 게임의 방향성과 미래를 공유하고 이용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게임사들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용자와의 소통이 '게임의 가장 큰 흥행요소'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 중인 게임은 대부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브 서비스'기 때문에 실시간 이용자들의 의견이 게임 흥행 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및 SNS 등 소통 창구가 넓어지며 게임 플레이어(게이머)가 이용자(소비자)로 주권이 확대된 것도 게임 서비스 소통의 중요성을 높인 요소로 작용한다. 게임사→이용자로 이어지던 단방향 소통이 게임사↔이용자 양방향 소통으로 바뀐 것이다. 

 

게임 이용자를 향한 게임사들의 스탠스가 유저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한 시점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과거 게임사들은 게임 패치를 통보식으로 진행하거나 충분한 게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CD 패키지가 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했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러한 경향은 강하게 두드러진다. 이 당시의 게임은 일종의 '완성품'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게임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거의 필요하지 않은 '상품'이라서다.  

 

이후 PC 및 모바일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면서 '라이브 서비스'의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24시간 쉬지않고 돌아가는 게임 특성상 실시간 발생하는 오류 및 변수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이 시장 주류로 완전히 자리 잡고도 이용자와의 소통은 게임사의 선택사항으로만 남아있었다. 

 

 

이러한 게임업계의 분위기는 2021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반전된다. 게임사들의 불통 및 게임 운영 방식에 분노한 이용자들이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사에 '트럭'을 보내는 이른바 '트럭시위'가 유행하면서다. 

 

당시 페이트·그랜드 오더(페그오),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리니지M, 프로야구 H2 등 이용자들이 게임사를 향한 집단 행동을 개시했고, 대중과 정치권까지 게임업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게임 이용자 주권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면서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시작됐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소통을 중요시하게 된 것은 게임 이용자 주권의 향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유저가 게임 소비자로 본격적인 조명을 받게 됐고, 게임사들의 소통 노력은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응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SNS·커뮤니티 등에서 게임 이용자의 반응(민심)이 즉시 확인 되는 만큼, 소통은 게임 서비스 흥행요소로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이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를 서비스하는 기간 동안 이용자와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며 수 차례 유저들과의 소통자리를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쇼케이스 '로아온'을 비롯해 디렉터의 라이브 방송, 개발자의 편지 등은 많은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의 호응을 받아왔다. 금강선 로스트아크 전 디렉터는 '빛강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금 전 디렉터는 '로스트아크=소통' 수식어를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꼽힌다.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을 서비스하는 펄어비스 역시 남다른 스케일의 소통을 자랑한다. 펄어비스는 매년 '하이델 연회'를 진행한다. 하이델 연회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여름 정기적으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서울, 인천 프랑스 등지에서 열렸다. 100여 명의 모험가들을 초청해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업데이트 방향을 알리는 대규모 행사다. 

 

펄어비스는 개발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현장에 남아 이용자 테이블을 돌아다니고, 직접 의견을 들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등 실시간 소통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하이델 연회 이후 검은사막 모바일은 신규 유저 141%, 복귀 유저가 16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운영에 있어 전 세계를 무대로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출시 전부터 국내 유저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고, 글로벌 서비스 개시 이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등 각국 유저를 위한 모임을 개최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오프라인 유저 모임, 대한민국 서울 ‘이계의 틈’ 대규모 업데이트 간담회, 일본 ‘서머너회 in 도쿄’를 진행했다. 또 지난 2019년부터 아시아와 미주, 유럽 대륙을 무대로 본격적인 대규모 연간 투어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매년 수 천명의 이용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를 기획했다. 

 

 

메이플스토리는 유저친화 이벤트와 밀착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디렉터가 직접 참여하는 '메이플스토리 나우' 라이브 방송을 통해 게임 개발 방향성을 알렸다. 지난 4월 메이플 론칭 21주년 기념으로 2시간 가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이어 6월 여름 쇼케이스 '마일스톤'을 인게임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개발자의 일방향적 서비스가 아닌, 유저와 상호 신뢰를 바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방송, 공지 등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