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자립준비청년은 줄어가나, 걱정은 여전히 산더미다.
18세에 독립하는데, 어린 나이에 경제적 어려움·주거 문제 등을 스스로 감당하는 만큼 부담이 따른다. 이에 인천시는 ‘인(仁)품사업’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인품사업은 자립준비청년이 홀로 설 때까지 인천의 품에서 부모의 품처럼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자립생활 지원, 주거안정 지원, 심리정서 지원, 취업·진로 지원, 보호종료 예비 지원, 자립기반 조성 등 6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18일 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인천지역 자립준비청년은 466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698명, 2022년 619명, 2023년 540명으로 매해 줄고 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에서 생활하다가 18세 이후 보호종료가 된 청년이다.
그러나 18세에 홀로서기는 쉽지 않다.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24세까지 보호받기도 한다. 현재 인천 보호연장 인원수는 양육시설 3명, 공동생활가정 10명, 가정위탁 128명 모두 141명이다.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호기간을 연장한 주된 이유는 ‘진학·취업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해서’가 5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그냥 살던 곳이어서(19.6%), 경제적 지원이 계속 필요해서(12.9%) 순으로 나타났다.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5%에 달했다. 2020년보다 3.5%p 줄었으나, 전체 청년(10.5%)보다는 4.5배 높은 수준이다. 자립준비청년이 자살생각이 들 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도움은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나 멘토(30.3%)였다.
여기에 경제적 지원(68.2%), 주거 지원(20.2%)을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으로 꼽았다.
시는 인품사업으로 자립준비청년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을 마련했다. 체계적인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건강검진, 일자리 연계 등을 적시에 연계하고 있다.
‘인품가족단’을 구성·운영해 1:1 멘토링으로 자립준비청년에게 필요한 심리적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등 안정적 독립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사업도 있다.
시는 보호종료 이후 5년간 자립수당 월 50만 원을 지원한다. 자립정착금도 지난해부터 200만 원 올려 1000만 원으로 올려 지급하지만, 권고 최소 금액에 그친다.
같은 수도권인 서울시와 경기도는 각각 2000만 원, 1500만 원 수준이다. 최대 2배나 차이 나는 셈이다.
아직 인천에는 자립생활관이 없다. 올해 중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다음달 중 삼성전자와 희망디딤돌 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자립생활관 16개실·자립체험관 4개실·교육상담 4개실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어디에 지을지 결정되지 않았으나, 교통이 편리한 전철역 인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