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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무형유산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조명하다…전시 ‘극락 Paradise’

경기도무형유산 71종 중 '불교'를 주제로 7종목 소개…장인과 유물, 현대미술 연결
10월 20일까지 경기도박물관

 

우리나라 무형문화재(無形文化財)는 지난 5월 문화재보호법을 대체하는 국가유산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무형유산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경기도에는 무형유산이 71종목이 있고, 문화와 예술의 관점에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도박물관에서 경기도무형유산 특별전 ‘극락 Paradise’이 열린다. 경기도무형유산 71종목 중 불교와 관련 있는 7종목을 소개하는 전시다. 종교를 넘어 과거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했던 불교를 장인과 역사유물, 현대미술과 연결한다.

 

전시 제목인 ‘극락’은 불교의 사후세계로서 ‘괴로움이 없는 즐거운 세계’와 일상의 ‘지극한 즐거움’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생활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불교와 무형유산의 공통점을 표현하며 무형유산을 탐구하는 즐거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전시는 1부 ‘아득하고 아득한’, 2부 ‘무아無我’, 3부 ‘황홀恍惚’로 구성됐다.

 

 

1부 ‘아득하고 아득한’에서는 소리를 소재로 경기도무형유산 주성장 정동후(범종), 이완규(불구) 작품과 경기도박물관의 유물 청동범종을 함께 소개한다. 주성장은 쇠를 녹인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원하는 물품을 만드는 장인을 말하는데, 경기도엔 장인 정동후와 이완규가 있다.

 

주성장 정동후의 범종은 거대한 종 위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용뉴가 인상적이며 당목과 만나는 당좌가 섬세하다. 용이 무서워한 것이 고래라는 설에서 당목은 고래 모양을 띤다. 이완규의 금강령 재현품은 금박이 정교한 조각과 함께 빛난다.

 

2부 ‘무아無我’에서는 불교의 무아 개념을 중심으로 경기도무형유산 불화장 이연욱의 작품 ‘칠장사 오불회 괘불도 재현품’과 백남준의 작품 ‘촛불TV’, 안성금의 작품 ‘부처의 소리’를 전시한다. 무아개념은 불교에서 ‘나’를 지우고 몰두하는 과정을 뜻하는데, 나를 포함해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사실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이연욱의 ‘칠장사 오불회 괘불도 재현품’은 하단부터 상단까지 5불의 모습을 그려 깨달음을 얻은 부처의 모습을 전한다. 백남준의 작품 ‘촛불 TV’와 안성금의 작품 ‘부처의 소리’는 현대미술 작품이다. 촛불과 불상을 바라보는 명상의 과정을 무아지경의 세계로 이끈다.

 

 

3부 ‘황홀恍惚’에서는 칠공예를 소개한다. 경기도무형유산 생칠장 송복남, 나전칠기장 김정열(나전장), 배금용(칠장), 화각장 한춘섭의 작품과 유남권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옻나무 액을 여러 번 칠해 깊은 색을 내는 ‘생칠’ 작품 ‘발우’, 칠 한 물건을 자개로 장식하는 ‘나전칠기’ 작품 ‘나전 봉황도 소반과 함’을 볼 수 있다.

 

또 경기도박물관 소장품으로 조선시대에 제작된 화각함이 전시돼 나전칠기 기법에서 파생돼 쇠뿔에 그림과 색으로 장식한 화려한 화각을 볼 수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칠기 본연의 색과 자개를 붙인 화려한 장식, 칠기 위에 그린 화려한 그림들이 칠공예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무형유산을 도민들과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자리로, 장인들은 작품 출품과 동시에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기도 한다. 28일 열리는 개막식에는 경기도무형유산인 옥로주를 마시고 방짜유기장의 그릇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하루 세 번 도슨트 투어를 운영하며, 나전기법을 활용한 자개 그립톡 만들기 프로그램과 불과 그리기 체험이 진행된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무형은 유형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 되는 것이고 그런 기술에 정신까지 결합한 것이 장인”이라며 “장인들의 정신이야말로 요즘 현대미술에서 얘기하는 수행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그 둘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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