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 보복 수단으로 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깊은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최근 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화두로 올렸다.

이 대표는 해당 수사를 “한 줌의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현 정부 작태는 정치적·법리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당당하고 강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이 대표에게 “준비 안 된 대통령이 집권해 혼란스럽다”며 “민주당이 재집권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약 4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두 사람은 당이 가짜뉴스로 인해 내부가 흔들리거나 분열돼서는 안되고, 재집권을 위해 지지층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지점에서도 뜻을 같이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의 회담을 전하며 “문 전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일사불란한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해 더 적극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말이 ‘친문계를 수용하라는 의도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뜻은 아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더 잘 준비하면 당 지지층의 외연이 넓어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특히 “두 사람(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분열하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두 분을 갈라놓으려고 하는 이간질, 가짜뉴스 등을 주의 깊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방명록을 남겼다.

이어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 약 1시간 동안 함께 점심식사를 나눈 이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갑자기 방문을 취소했었는데, 오늘이 마침 노 전 대통령의 살아생전 생신날(음력 8월 6일)”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조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권 여사는 기후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련의 상황’에 관해서도 당이 지금처럼 중심을 갖고 대처해나가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 여사가 언급한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하는 등 검찰의 수사가 전 정권을 향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짐작하시는 그것”이라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