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서현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가해자 측으로 연루된 이영경 성남시의원이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급 설치를 무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2월쯤 서현초 학부모 일부는 학교에 특수학급을 설치하려 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이는 학부모 대표로 활동했던 이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현초 학부모들에 따르면 당시 서현초 누리집 등에 특수학급 설치를 건의하는 게시글이 작성되자 이 의원은 학부모 대표단 간 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인근 분당초에 특수학급이 있는 상황에서 본교에 특수학급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본교는 공간이 부족해 새로운 공간을 내어주기도 힘든 실정이다" 등의 글을 작성하며 특수학급 설치를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학교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1조 3항'에 따라 특수교육대상자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특수학급을 설치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해당 회의는 장애 아동의 학부모 참여 없이 이 의원과 친분이 있는 학부모 대표단끼리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인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의 과정에서 대표단은 특수학급을 만들면 그런 장애아들이 학교에 더 들어올 것이고 결국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며 특수학급 설치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장애 아동과 학부모를 두고 '그런 애들', '장애아' 등 비하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학급 설치를 건의한 학부모 A씨는 "특수학급이 있는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에 정원이 없어 입학하게 될 서현초에 특수학급 설치를 요청했으나 이 의원이 속한 학부모 대표단에 의해 거절당했다"며 "분당이란 지역, 특히 서현에 사는 학부모들 중 못배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으나 이런 교육 환경을 가진 서현초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전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B씨는 "성남시의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위한 여성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 의원이 정작 장애 아동들의 인권 보호에는 뒷전인 모습을 보였다"며 "장애인복지사업에 대한 예산을 심의하고 큰소리치며 장애인관련 행사에 가서 인증샷을 찍고 다니다니 참 기가 찰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이에 대해 본지는 서현초와 이 의원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부모의 반대가 있다 하더라도 특수학급 설치를 무산시킬 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서현초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하려 했다는 보고는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