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서현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이영경 성남시의원이 서현중학교 학부모 위원과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자격을 상실했다.
29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성남시 분당구 서현중학교에서는 이 의원의 학교운영위원장·학부모위원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날 서현중 앞에는 평일 오후 2시 30분임에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학부모 50여 명이 모였지만 경기남부경찰청 집회 사전 등록이 되지 않아 무산됐다.
학부모들은 서현초 앞에 설치됐던 근조화환 리본을 목에 두르고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방청하기 위해 학교로 들어갔다. 리본에는 '아팠지 네 잘못이 아니야 어른들이 나설게' 등 피해 학생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방청한 학부모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처음 상정됐던 이영경 서현중 학교운영위원장 사임의 건과 학부모 위원 사임의 건이 상정됐다.
이창미 서현중학교 교장은 회의를 통해 "학부모 운영위원과 교직원이 함께 표결을 통해 최선의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운영위원들도 도움이 많았을 테니 최선의 투표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같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회의에서는 학교운영위원장·학부모위원 사임의 건을 부결하고 학교 운영위 규정안 제14조 6항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거나 학교의 명예를 손상한 때 또는 학교에 불이익을 초래하였다고 운영위원회에서 인정한 때'를 적용해 자격 상실로 의결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회의를 방청한 한 학부모는 "우리 학부모들의 의사가 전달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학부모 위원들이 이 의원 사임 문제에 대해 지적해 주고 나서줘 결과적으로 자발적 사퇴가 아닌 자격 상실로 결정났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만장일치로 원하는 바가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하다"면서 "학교폭력 자체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 사건이 있고 나서 어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 가해자 측인 이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분에 대해 불만이 크다"며 "시의원에서 물러날 때까지 학부모들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학부모들은 이날 회의 이후 이 의원이 시의원을 그만둘 때까지 분당 서현동 일대를 비롯해 촛불 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서는 예방 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고 학교 차원의 신속한 피해 사실 인지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절한 학교폭력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학교폭력 운영위원회 제도가 명확하게 정립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한 사람을 일벌백계하고 단죄시키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학교폭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학부모의 마음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