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빨간 머리앤)에서 앤은 마차를 타고 가면서 처음 본 아름다운 호수의 이름을 듣고 메슈에게 "어머나 그 이름도 어울리지 않아요. 나라면 뭐라 할까. 빛나는 호수라고 부르겠어요. 네, 참 잘 어울려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보면 알수 있어요. 나는 잘 어울리는 이름을 찾아내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든요. 아저씨도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메슈는 "글쎄다. 아 오이묘판을 뒤집을 때 나오는 징그러운 하얀 구더기를 보면 언제나 그런 기분이 들더구나. 그 모양이 아주 싫거든..“하고 대답한다.
앤과 매슈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여러 감정들, 사랑에 빠지는 설레임, 환희, 혹은 막연한 불안감, 두려움으로 두근거릴 때가 있다. 그런데 이 두근거림은 일상의 감정의 표현을 넘어,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도 있다.
두근거림은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해서 발생하는데 신체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이나 부정맥 같은 질환은 두근거림을 동반 할 수 있다. 카페인 과다 섭취, 약물 부작용, 갑상선 기능 이상, 자율신경실조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 불안장애, 공황 발작 등은 모두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직장 스트레스, 경제적 압박, 대인 관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리적 두근거림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두근거림을 느낄 때, 몇 가지 대처 방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먼저, 심호흡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깊고 천천히 숨을 쉬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킬 수 있다. 들이쉬는 숨보다 내쉬는 숨을 길게 쉬는 4-7-8 호흡과 같은 이완호흡은 더욱 더 깊은 이완을 유도한다. 자율훈련법이나 점진적 근육이완요법 요가와 명상 같은 이완 기법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해결가능한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그렇지 않다면 피하거나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 에너지 드링크 등의 음료는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알콜은 부정맥의 상황을 악화시키므로 과음을 줄이고 증상이 지속되면 금주를 권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심장과 자율신경계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생활습관의 변화에도 두근거림이 지속되거나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면, 심전도, 혈액검사, 심리적 검진 등을 통해서 원인에 대한 확인하고 이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
이렇게 일상에서의 감정뿐만아니라 혹은 신체 혹은 심리적인 이상에서 두근거림이 발생하는데 이것들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상호 작용 한다. 인간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뇌와 오장육부 모두 하나와 같이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동시에 인간의 몸과 마음은 환경과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고 밀접히 영향을 받는다. 병리적인 두근거림의 원인은 대개는 하나이기보다는 몸과 마음 환경의 복합적인 조건이 직조되어 발생한다. 그렇기에 치유는 몸과 마음 전체에 나타나는 패턴을 파악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