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국민의힘은 국민의 명령을 따르라.”
지난 9일 오후 인천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준)는 “계엄령 선포는 내란이자 민주공화국에 대한 반란 행위다”며 “우리가 이 내란 상태를 끝내야 한다”고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광호 민주노총인천본부장은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대표로의 임의적 권한 이양은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헌법을 수호할 사람은 지금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대에 재학 중인 학생도 말을 이었다.
장기훈 씨(26)는 “정의로운 사회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개혁 투쟁과 사회 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며 “치열하게 국가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쳤다.
남녀노소 시민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모였지만 뜻은 하나였다.
부평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황혜인 씨는 “퇴근 길에 들렀다”며 “계엄 선포에 화가 나 어떻게든 동참하고 싶어 지역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10대 여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박시연·박정은·이소율 양(15)은 “기말고사 기간이라 깨어 있던 중 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는데 무서웠다”며 “마침 이곳에 있다가 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케 됐다”고 말했다.
또 중구에서 온 남성 박 모씨(67)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칼과 총을 겨눴다”며 “민중들이 나서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려 하니 정권은 민중의 소리를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인천지역 국회의원인 윤상현(국힘·동구미추홀구을) 의원의 ‘시간이 지나면 국민은 또 달라진다’는 발언과 관련, 국민은 그동안 계엄의 역사를 잊은 적 없다는 답변을 한 이도 있었다.
구월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7시 30분쯤부터 시작된 행진은 농산물시장사거리를 지나 남동대로를 건너 국민의힘 인천시당 앞까지 약 1.3㎞를 행진했다.
촛불, 피켓 등을 든 행렬에 일부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집회 구경을 하거나 오토바이는 우회하기도 했다.
당사 앞에 도착한 이들은 “(국민의힘) 해체해”를 연속해 외치며 규탄 행위를 계속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는 당초 집회 참가 인원을 1000명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7시 25분쯤에는 2000명이 넘게 모였고, 행진 중 늘어난 인원 등까지 포함해 전체 5000명 정도로 추계했다.
본부는 10일부터 13일까지 국힘 소속 인천 국회의원인 윤상현·배준영 의원의 탄핵 동참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진행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