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가 드디어 11연패 부진의 늪에서 탈출했다.
고양 소노는 18일 경기도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t(4위)를 75-58로 제압했다.
소노는 창단 이후 최다인 11연패의 수렁 탈출에 성공했고 감독 데뷔 후 8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김태술 감독은 뒤늦은 데뷔 첫승을 신고했다.
이날 경기 소노 승리의 주역은 역시 에이스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이날 경기에서 28득점 6어시스트로 펄펄 날아 소노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정현은 지난 15일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1점차로 뒤진 종료 직전, 자신이 던진 골밑슛이 빗나가 결국 11연패의 멍에를 뒤집어 썼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소노는 12연패의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kt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1쿼터 초반 골밑과 외곽에서 활발한 경기를 펼친 소노는 공수 전반에 걸쳐 뛰어난 집중력으로 kt를 압도했다.
소노의 이재도가 외곽에서 3점포를 가동했고 이정현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과감한 돌파로 kt의 골밑을 공략했다.
특히 1쿼터 종료 1분 20초 전 소노가 15-7로 앞선 상황에서 이재도의 패스를 받은 이정현은 장대같은 kt 용병을 앞에 두고 더블 클러치 레이업을 성공시켜 팀의 사기를 북돋웠다.
2쿼터 자신감이 붙은 소노의 파상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쿼터 시작과 함께 소노의 센터 번즈가 제공권을 장악하며 득점에 성공해 소노가 21-9로 크게 앞섰다. 골밑에서 확실한 리바운드로 기회를 잡은 소노는 이정현의 외곽포까지 더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2쿼터 24-9로 kt는 크게 뒤진 상황에서 박진형과 최진광이 연속 3점포를 성공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꽤했다. 하지만 소노의 터진 물꼬를 막을 수 없었다. 28-15로 점수차가 좁혀지자 이번에는 소노의 이근준과 이정현이 3점포로 맞대응하면서 상대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급해진 kt는 무리하게 슛을 시도한 나머지 번번히 림을 외면했고 자신감이 붙은 소노는 골밑, 외곽은 물론 속공까지 완성하며 전반 합계 47-25로 크게 앞선 채 하프타임을 맞았다.
3쿼터 양팀의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졌다. kt가 전세를 뒤집기 위해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따라붙자 소노는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1,2쿼터와 다르게 분위기를 조율하며 경기를 풀어간 양팀은 득점보다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3쿼터 3분 52초 추격의 불씨를 당긴 kt 로메로는 강력한 원핸드 덩크로 소노의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독 3,4쿼터 역전패의 기억이 많은 소노였지만 이날 만큼은 평소와 달랐다. kt의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자신들의 경기를 풀어나갔다.
점수가 좁혀질 틈도 없이 윌리엄스의 골밑 슛과 이재도의 3점 슛이 정확히 kt의 골망을 갈랐다.
4쿼터 들어 kt가 힘을 냈다. 3쿼터까지 모든 쿼터를 앞섰던 소노가 주춤하는 사이 kt의 공격이 살아났다. 이미 20점차 이상 점수차가 났지만 11연패 소노의 입장에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점 한점 거리를 좁히는 kt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단단히 뭉친 소노였다. 경기 종료 2분 전 소노 이정현의 3점 슛이 작렬했고 오반칙 퇴장 당한 정희재를 대신해 들어온 비선수 출신 정성조는 프로 첫 득점을 3점슛으로 장식했다.
경기 최종 점수 75-58, 17점차 대승과 함께 소노는 지긋지긋했던 11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크게 웃을 수 있었다.
경기 후 드디어 팬들과 선수들은 모두 활짝 웃었다. 감독 데뷔 후 첫승을 일군 김태술 감독은 미소보다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그대로 담긴 깊은 한숨이었다.
김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이 힘든 자리라는 걸 지난 3주 동안 새삼 느꼈다"며 "위기를 극복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흰머리가 정말 많이 났고 피부도 원래 아기 피부인데, 점점 거칠어져 가는 걸 느낀다"며 모처럼 여유있게 말했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