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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떠도는 희생자 '마지막 문자'…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문자 온라인서 공유
이전 참사부터 이같은 현상…때로는 지원에 도움
아동, 청소년, 정서 취약 계층에게 PTSD 될 수도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온라인에는 여전히 희생자들의 '마지막 문자'가 공유되고 있어 유가족 등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179명이 사망하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며 희생자들의 마지막 문자도 함께 공유되기 시작했다.

 

문자는 희생자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이나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비행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기 직전 등 가족이나 연인,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참사로 희생된 한 여성이 보낸 문자에는 가족 등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기며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대규모의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면 매번 희생자가 가족, 친구, 연인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희생자들이 주변인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가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까지도 포털 사이트에 해당 참사를 검색할 경우 '문자'가 연관검색어로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람들이 해당 참사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때로는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부작용 역시 존재한다.

 

무분별하게 온라인상에서 공유될 경우 이로 인한 트라우마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불리는 'PTSD'를 유발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전쟁, 사고, 자연재해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해당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겪는 질병이다.

 

희생자들의 마지막 문자가 무분별하게 공유될 경우 이전에 비슷한 참사나 사고를 겪었던 피해자들, 심지어 해당 참사의 유가족까지도 추후 온라인에서 무방비하게 해당 문자를 마주해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심리 정서 변화에 취약한 아동,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일부 성인들에게도 이같은 현상은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참사 희생자의 '마지막 문자'가 화제가 되는 현상은 참사 지원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동, 청소년, 트라우마 보유자 등 정서 취약 계층의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리 정서 변화가 큰 아동, 청소년들과 비슷한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온라인상에서 해당 문자를 접했을 때 심각한 우울감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이 발달한 만큼 사회적 파급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며 "사회적 참사 이후 온라인상에서 이같은 문자를 공유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아동, 청소년의 경우 보호자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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