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 전,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사회심리학과 성격심리학 분야 전문가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확증편향을 최종 선정했었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기존의 신념에 부합되는 정보나 근거만을 찾으려고 하거나, 이와 상반되는 정보를 접하게 될 때는 무시하는 인지적 편향을 의미한다(네이버 백과사전).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이야기다. 이는 객관적 판단을 방해하고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사람들이 확증편향에 빠지는 이유로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기존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거나,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에 대한 인정을 극도로 꺼리는 특성 등이 있다. 게다가, 유튜브와 SNS에서 볼 수 있는 개인별 맞춤형 정보제공인 '추천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같은 경향의 정보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확증편향을 심화하고 있다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우리는 현재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양극화현상을 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이념 간 대립이 극에 달했으며,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메아리의 방)’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에코체임버효과란 2001년 美 하버드대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 교수에 의해 제시된 개념으로, 성향이나 신념,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본인들에게 맞는 정보만 수용·소비하고 다른 정보나 시각은 차단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일종의 확증편향이다(네이버 백과사전). 편향된 가치관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SNS상의 댓글, 공개 대화방,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확증편향은 자동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앞서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확증편향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게 하여 현명한 의사 결정을 방해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사회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면서, 확증 편향을 줄이려면 누구에게나 확증편향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견해와 상반되는 정보도 찾으려 애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확증편향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누구나 확증편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꼰대’는 강한 확증편향을 가지고 자신의 말이 옳다는 생각으로 말하는 경향의 사람을 말한다. 신이 아닌 이상 그 무엇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모두 알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니 겸허한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대화해야 한다.
둘째, 생각에 대한 근거가 명확한지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설문조사도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조사기관의 설문조사를 다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셋째, 나와 생각이 다른 의견을 의식적으로 들어야 한다. 확증편향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생각이 다른 여러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무게중심을 잡고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판적 사고를 배양해야 한다. 내 생각에 잘못은 없는지 점검해보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