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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속 잠자는 카드 급증…과도한 경쟁 '부작용'

전년 대비 182만 장↑…매일 5000장씩 늘어
금융범죄 악용 우려…카드사 비용 부담도 커

 

카드소비자들이 1년 이상 이용하지 않은 카드가 160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5000장가량 쌓이고 있는 모양새로,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과 상업자전용신용카드(이하 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 열풍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휴면카드의 경우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카드사들의 영업비용을 증가키시는 문제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휴면카드는 총 1581만 4000장이다. 이는 1년 전보다 182만 1000장(13%) 증가한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약 5000장씩 늘어난 셈이다. 

 

휴면카드는 최종 이용일부터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신용카드로 매년 백만 장 이상 늘어나고 있다. 2021년 1분기 752만 9000장이었던 휴면카드 수는 이듬해 4분기 1024만 7000장을 기록하며 1000만 장을 넘겼고,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한 카드업계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말 8개 카드사의 총 신용카드 수는 1억 1354만 장으로 1년 새 약 400만 장 늘었다. 새로운 상품이 꾸준히 나오면서 현금성 이벤트 등 출시 당시 제공되는 혜택을 누린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PLCC 발급량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LCC는 특정 제휴사와 협력해 개발·출시하는 카드로, 제휴사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수요에 맞춰 여러 종류의 PLCC를 발급받아 보조 형태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휴면 상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장기간 사용되지 않는 휴면카드의 경우 분실이나 도난 시 사용자가 이를 즉각 알아채기 어려워 카드복제 등 금융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에 대한 관리 비용이 늘고, 고객 이탈이 늘어나는 등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해결책 마련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휴면카드를 통합 조회하고, 바로 해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과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하지만 해지 여부를 소비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실효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늘리기 위한 카드사들의 신상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혜택만 챙기고 다른 곳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많은 카드사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휴면카드) 해지나 전환을 강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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