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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살만한 삶을 위한 연결은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청소년들을 상담하는 상담사분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자해와 자살이 늘고 있다는 말을 몇 년 전부터 들어왔다. OECD 자살률 1위라는 통계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10~19세의 자살률은 20년 전인 2003년의 4.5명에서 2023년의 7.9명으로, 20~29세도 2003년의 15.3에서 2023년에는 22.2명으로 증가했다.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이다. 소리 없는 비명이 들리는 듯하다.

 

최근에 보도된 오요안나, 김새론의 비보에 더해서 이 글을 쓰는 도중에 무심코 연 인터넷 창에 자살로 추정되는 청년의 죽음에 관한 기사가 또 새로 게시되었다. 연이은 비보에 단련되어 무뎌졌다고 생각했던 가슴이 저릿해지고 몸이 쑤시는 것처럼 아프다. 그들의 고통을 짐작해볼 수 있는 기사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선 위기감이 든다. 모두가 연결된 세상 가까운 누군가에게도 당장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인생의 회전목마에서는 그 누군가가 내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국제자살연구학회 회장을 지냈고 국제자살예방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로리 오코너 교수는 자살을 생각한다는 신호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무언가에 갇힌 것만 같다는 말.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짐만 된다는 말. 미래가 절망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상실, 거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사건을 겪었고 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기분이 이상하게 좋아 보이는 경우에 이는 그가 자살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마음을 굳혔기 때문일 수 있다. 수면·식사·음주·약물 복용 등의 행위나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에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자해 경험이 있거나 전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이런 신호를 보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으로 자살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는 게 필요하다. 그런 질문이 선뜻 가능한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구들에 의하면 오히려 누군가에게 자살 생각이 있는지 묻는다고 그 사람에게 자살할 생각을 주입한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이런 질문이 생명을 구하는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대화해야 도움이 될까. NHS 스코틀랜드 보건기관이 자살 예방 대처를 위해 개발한 대화의 기술을 소개해 본다. 잘 들어주기, 연민의 마음을 가지기, 신뢰하고 협력하기로 요약된다.

 

자살 신호가 보이는 누군가에게 자살 생각을 물었을 때 “맞아 자살 생각이 있어”라는 대답을 들었다면 우선 중요한 것은 충고나 조언 혹은 판단적인 말이 아닌 잘 들어주기다.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네 아니오’의 대답이 나오는 질문이 아닌 열린 질문을 한다. 나오는 대답을 부드럽게 살피고 이해한 다음 답한다. 언어적, 비언어적 피드백을 통해서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노력과 발전을 인정해준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강점과 행동을 식별, 인정하고 이를 말과 몸짓으로 표현한다. 들은 내용을 다시 조금 다르게 바꾸어 말해주고 요약하는 것도 상대의 말을 이해했다는 것을 상대방이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연민은 공감에 바탕 해서 용기를 내어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고 해결하려고 하는 지혜의 마음이다.극심한 고통속에 있는 이에게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신뢰와 협력의 관계는 살만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치료나 도움으로 연결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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