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한 SK에코플랜트가 건설 경기 침체와 환경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폐기물 처리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대했던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일부 사업장에서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지며 ‘무늬만 친환경’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 폐기물 발생량은 2020년 8644만 톤에서 2023년 6437만 톤으로 감소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폐기물 처리 시장도 위축된 것이다.
이로 인해 SK에코플랜트의 환경사업 자회사들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폐기물 처리 업체 리뉴어스는 지난해 5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고, 리뉴원 역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가 일부 자회사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매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친환경 기업을 표방한 SK에코플랜트가 정작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충남 예산군에서 추진 중인 ‘조곡 그린컴플렉스 산업단지’는 산업 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폐기물 매립장 건설 역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기업을 표방하면서도 폐기물 매립장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약 4조 원을 투입해 15개의 친환경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전환을 추진했다. 건설업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체질을 바꿔 기업공개(IPO)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사명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변경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건설 경기 악화와 폐기물 처리량 감소로 실적이 둔화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가 일부 자회사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명분을 유지하면서도 재무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향후 경영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