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0 (월)

  • 맑음동두천 10.6℃
  • 맑음강릉 14.3℃
  • 연무서울 10.8℃
  • 구름많음대전 10.6℃
  • 구름많음대구 9.7℃
  • 구름많음울산 12.1℃
  • 구름많음광주 12.4℃
  • 구름많음부산 14.2℃
  • 구름조금고창 10.6℃
  • 흐림제주 12.8℃
  • 맑음강화 8.8℃
  • 구름많음보은 8.6℃
  • 구름많음금산 9.6℃
  • 구름많음강진군 11.4℃
  • 구름조금경주시 11.4℃
  • 흐림거제 10.7℃
기상청 제공

트럼프 엄포에 휘청한 韓 경제...왜?

20년간 반도체·자동차에 편중된 수출 구조
반도체 수출 감소에…한국 경제 위기감 확산
글로벌 기업 경쟁력 격차…신성장 산업 부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그동안 구조조정 없이 기존 산업에만 의존해 왔다”며 “더 높은 성장을 하려면 어렵더라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며,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국 경제의 핵심 문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주력 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발표한 ‘우리나라 상위 10위 수출 품목의 20년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과 2024년 한국의 10대 수출 품목 중 8개가 변하지 않았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가 1, 2위를 차지하며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이 둔화되면서 전체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설상가상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자동차 등에 대한 대규모 관세 등 규제를 예고하면서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반도체 수출은 96억 달러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특히 DDR4(8Gb)와 NAND(128Gb) 가격이 각각 25%, 53.1% 하락하면서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의 수출 구조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총수출액 6836억 달러 중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8.14%에 달했다. 이는 1990년 30.7%, 2000년 32.5%, 2010년 35.8%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한국의 2022년 ‘허핀달-허쉬만(HH) 시장 집중 지수’는 0.1로,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의 경직성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9개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은 176개, 중국 57개, 일본 45개 기업이 포함됐다. 특히 미국은 메타, 테슬라 등 2000년 이후 설립된 빅테크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산업 구조 변화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과 금융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맥킨지는 ‘한국의 다음 S커브: 2040년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기존 산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중소기업,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을 적극 유치해 산업 생태계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