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하반기 부진했던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 3537억 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용 잔고가 10조 5632억 원, 코스닥 시장은 7조 7905억 원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로,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이용한다.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부진을 겪으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중 최저치인 15조 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약 9.3%, 13.7%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돼 잔고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늘어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조 5367억 원에 달한다.
다만 빚투는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대매매는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급락장에서는 위탁매매 미수금(주식 결제 후 3거래일 이내에 갚지 못해 증권사가 대신 지급한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3월엔 트럼프 정부 관세, 환율 변동성 확대, 공매도 재개 등 리스크 요인이 많다”며 “이 같은 이슈에 국내 증시도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환율에 달렸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적으론 리스크들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