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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준형 신탁 후폭풍에 신탁사 '휘청'…재건축·재개발이 돌파구 될까

14개 신탁사, 작년 4분기 순손실 4055억원
부채비율 100% 넘긴 신탁사도 6곳에 달해

 

부동산 신탁업계가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책준형 신탁)’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 시행사의 부도 등이 겹치면서 신탁사들이 직접 손실을 떠안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신탁방식 재건축·재개발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4개 부동산신탁사의 합계 순손실은 4055억 원으로, 전년 동기(-1407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633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부채비율이 100%를 넘은 신탁사도 6곳에 달했다. 무궁화신탁(168.1%), 한국투자부동산신탁(167.6%), 대신자산신탁(149.0%), 신한자산신탁(145.5%), 대한토지신탁(142.7%), KB부동산신탁(129.3%) 등이다. 

 

신탁사들이 직접 투입한 신탁계정대 잔액도 지난해 12월 기준 7조 7000억 원으로, 1년 만에 2조 8000억 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부채 역시 1조 9000억 원에서 3조 7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재무 부담이 더욱 커졌다.

 

책준형 신탁은 신탁사가 시행사를 대신해 사업 관리부터 준공까지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부실화되면서 신탁사들이 직접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신탁업계는 신탁방식 재건축·재개발을 대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사업 주체가 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을 조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신탁사와 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조직 개편과 인력 확충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섰고, 대한토지신탁은 분당동 단독주택 재개발사업의 예비신탁사로 선정되는 등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1기 신도시에서도 신탁방식 재건축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시행 이후 선도지구 지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 지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신탁방식이 조합원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탁방식이 갈등 조정과 투명한 사업 진행에 강점이 있지만, 결국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탁사들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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