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따라 헌재 체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인용 시 최소 5월까지는 7인 체제가 불가피하며 최악의 경우 6인 체제에서 야권발 탄핵소추안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
기각 시에는 마 후보자 임명 시기와,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퇴임 재판관 후임 2명의 성향에 대한 시비로 정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발의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2일 본회의에 보고됐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지만 실제 표결 시점은 오는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탄핵 카드를 어떻게 쓸지 지켜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발표되자 1인시위 피켓에서 ‘마은혁을 임명하라’는 문구를 뺐다.
민주당은 국회 추천 몫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조한창 후보만 임명하고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채 한 대행 복귀까지 버틴 것을 주요 탄핵소추 사유로 들었다.
이 가운데 윤 대통령 파면 또는 복귀에 따라 헌재의 불완전한 체제도 기간이 달라진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한 대행이 뒤늦게나마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헌재는 다시 9인 체제를 갖추게 된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이선애 당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 바 있다.
당시 이선애 후보자는 대법원장 추천 몫으로, 대통령(대행)이 직접 지명하는 것이 아닌 다른 기관의 추천을 받아 서명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이번 마 후보자 임명 건과 비슷하다.
다만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오는 18일에는 다시 7인 체제가 되는데 대통령 몫인 이들의 후임은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하다.
김선택 고려대 교수는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헌법재판소장 등 3명 재판관은 대행이 임명할 수 없는 자리”라며 “(마은혁·정계선·조한창) 임명은 국회 몫이라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대통령 추천 몫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후임도 황 권한대행이 아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해서야 임명한 바 있다.
결국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이후 조기대선을 통해 취임한 새 대통령이 임명하기까지 헌재는 7인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만약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에도 한 대행이 마 후보자조차 임명하지 않고 버티면 2달가량 6인 체제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최 부총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줄줄이 가결시켜 헌재로 넘기더라도 이 기간 동안은 심리 자체가 불가능하다.
앞서 정계선·조한창 재판관 임명 전 6인 체제에서부터 탄핵심판 사건들을 심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1항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때문이다.
헌재법 제23조 제1항은 심판정족수(7명 이상)를 규정한 조항으로, 이 위원장은 해당 규정으로 인해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이 늦어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헌재가 이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등 사건들의 심리도 가능했지만 지난 1월 이 위원장 탄핵심판 종국결정 선고와 동시에 해당 조항의 효력도 되살아나게 됐다.
반대로 윤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 또는 각하돼 윤 대통령이 직무복귀하면 대통령 몫인 2명 재판관 공석은 상대적으로 빨리 채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들의 성향에 따라 탄핵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쟁으로 또다시 정치권이 분분해질 수 있다.
또 윤 대통령이 복귀 직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최근 ‘국회 선출 재판관 불임명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던 만큼 야권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