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도의 대미 통상협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맞붙었다. 나아가 대선 정국 ‘한덕수 출마론’과 맞물리며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22일 민주당은 한 대행의 행보와 관련해 “출마용 졸속 관세협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탄핵 재추진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자신 있으면 실행하라”며 도발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은 다가오는 내란공범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선 출마를 정해놓고 명분을 만들기 위해 헌재재판관 임명, 알박기 인사, 졸속 관세협상으로 재탄핵을 유도하는 출마 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추악한 방탄출마 음모”라며 “본격 협상과 타결은 선출된 새 정부의 몫이다. 국익을 담보로 한 출마 장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과 현 정부는 40여 일 이후에 들어설 새 정부에 관세 등 한미 통상과 관련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넘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는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외신 인터뷰 등을 통해 우리가 가진 카드를 이미 다 공개해 버렸다는 점”이라며 “무책임하고 섣부른 행태가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고 똑바로 처신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42일밖에 안 남은 대선을 중립적으로 공정 관리해야 할 최고 책임자가 엉뚱하게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한 대행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으나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4일 직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며 이를 기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한 대행의 탄핵 재추진을 거론하자 “겁박에 그치지 말고 실행하라”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사유가 없음에도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하겠다면,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원래 나라와 민생이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는 정당”이라고 폄하하며 “이재명만 살리면 되고 집권만 하면 된다는 생각 외에 나머지 생각은 없는 집단”이라고 맹폭했다.
함인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추대엔 관세 협상도 걸림돌이냐”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대명(90% 지지율의 이재명) 보유 당인 민주당이 뭐가 그리 두려운가”라고 했다.
함 대변인은 “엄중한 시기 경제와 외교의 연속성을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책무인데 논리 없이 원색적인 비난만 해대는 이재명 후보 아들, 딸들의 모습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